블리자드 디아블로가 11년 만에 오픈월드로 돌아왔다. 프랜차이즈 고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속도감 있는 액션성도 진화된 방식으로 담아냈다. 지난 주말 동안 진행된 글로벌 오픈베타 얼리액세스에는 밤새 악마를 잡기 위해 지옥문을 두드리는 이용자가 몰리며 서버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디아블로4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향취가 진하게 느껴진다. 마을이나 필드에서 다른 이용자와 마주치며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장치가 돋보인다. 특정 시간에 등장하는 야외 우두머리를 잡는 과정에는 친구와 함께하거나 불특정 다수와 파티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배틀넷 계정을 기반으로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등 콘솔과 PC 간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다만 각 버전을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키보드 마우스뿐 아니라 콘솔용 게임패드를 활용하자 핵앤슬래시 장르가 주는 호쾌한 타격감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글로벌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는 정식 출시되지 않지만, 휴대용 게임기기 스팀덱에 배틀넷 클라이언트를 설치해 디아블로4 실행이 가능했다. 아이와 공원에서 놀아주고 차에서 낮잠을 재우는 사이 짬짬이 악마를 잡을 수 있었다.
오픈월드를 도입한 만큼 이야기 전개에 큰 물줄기가 되는 메인 퀘스트 이외에 다양한 부가 퀘스트를 지역별로 탐험하며 즐길 수 있다. 지역 내 무작위로 발생하는 소규모 인스턴스 '월드 이벤트'와 곳곳에 배치된 던전 또한 다채롭게 즐길 수 있는 재미 요소다.
관건은 서버다. 테스트 초기 대기열 문제는 신속하게 해결됐지만, 게임 플레이 중 캐릭터 지역 이동이 막히거나 접속이 끊기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블리자드 또한 이번 오픈베타를 대규모 서버 테스트 기회로 보고 있는 만큼 정식 출시 시점에는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4 오픈베타를 맞아 핵심 개발진이 방한하는 등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로드 퍼거슨 디아블로 총괄 매니저와 조 셜리 디아블로4 게임 디렉터는 서울 신촌에 위치한 PC방에서 직접 국내 디아블로 팬을 만나 소통하는 자리도 가졌다.
디아블로4 예약 구매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여 가능한 오픈베타도 25일 새벽 1시부터 28일 새벽 4시까지 진행 예정이다. 디아블로4 공식 출시일은 6월 6일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