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제4 이동통신사 선정 정책과 관련해 “신규 사업자가 기존 통신 3사와 경쟁하도록 진입장벽을 완화하는 게 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 5G 28㎓ 대역을 사용할 제4 이통은 경쟁 촉진뿐만 아니라 이통사 일부가 포기한 28㎓ 대역의 활성화 목적도 내포돼 있다. 즉 다목적 용도인 셈이다.
정부가 제4 이통을 선정하려는 것은 이통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로 보인다. 제4 이통을 통해 기존 이통 3사와 더불어 이용자에게 더욱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더욱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용자 후생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 의도대로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다만 후발 제4 이통을 살리기 위해 선발 이통 3사의 희생을 강요해도 안 된다. 제로섬을 조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가 제4 이통 선정에 앞서 알뜰폰 사례를 재고했으면 한다. 알뜰폰은 출범 당시 취지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그러나 알뜰폰 사업자는 스스로 지속 성장에 회의감을 표하고 있다. 알뜰폰 정책을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제4 이통이 등장 이후 알뜰폰과 같은 고민에 직면한다면 제4 이통 정책 또한 미완으로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4 이통을 반대하는 진영에선 제한된 시장 규모를 감안, '제로섬 게임'이 치열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제4 이통을 제대로 선정해야 하는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전 정부에선 실패한 제4 이통 선정 기준과 로직은 철저하게 배제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이통 3사를 자극할 수 있는 잠재력은 있는지, 제대로 된 경쟁을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은 확보했는지, 지속 성장 가능성은 있는지 꼼꼼하고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