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근로시간 유연화(근로시간제 개편안)' 논란을 직접 바로잡는다. '최대 주69시간 근무'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국민들이 정책을 오해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역시 개편안의 핵심은 '탄력근로'라며 진화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한다. 고용노동부 입법예고 이후 개편안이 현행 주 52시간을 주 69시간으로 17시간 늘리는 것처럼 알려졌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번 개편안 핵심이 근로시간을 '월단위'로 분산하고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행 주52시간 근로를 상한에 둔 획일적, 경직적 방식을 개편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주40시간(5일·하루 8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이 가능한 현행 주52시간 근로제를 모든 기업에 적용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개편안은) 주52시간에 노사합의 시 연장근로 12시간, 선택근로 5시간을 더해 총 69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하나, 분기(3개월)나 반기(6개월)로 보면 근로시간 총량을 10~20%씩 줄어들게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매주 주69시간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1주차에 근로를 더 했다면 2주차는 덜 하는 식으로 전체 근로시간을 줄인다. 주당 52시간 근로를 월단위로 계산하면 약 225시간인데, 개편안이 이를 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이나 포괄임금제를 적용하는 기업 등이 많아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에는 “작은 기업이나, 포괄임금 등에 시달리는 곳에 대해서는 고용부가 1월부터 단속하고 있다. 4월 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악용하는 사업장이 나오지 않도록 제도를 개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역시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임금 및 휴가 등 보상체계에 대한 불안이 없도록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한) 확실한 담보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일을 하고 제대로 쉴 수 있느냐, 돈은 제대로 받는냐의 문제”라며 “소프트웨어(SW) 업계 중심으로 포괄임금제를 하고 있다. 올해 집중적으로 근로감독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휴가 등 산업현장 근무여선 개선을 위한 방향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개편안과 같은 법적장치와 함께 노사관행도 함께 고쳐나가야 한다며 현재 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노동개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