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인간 만능줄기세포 분화의 핵심 기전 규명

장지원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장지원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

포스텍 연구팀이 미국 연구팀과 만능줄기세포 분화의 핵심 기전을 밝혔다.

공동1저자 오유정 씨
공동1저자 오유정 씨

포스텍(POSTECH)은 장지원 생명과학과 교수·오유정 씨 연구팀이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바바라 캠퍼스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전사 개시 사이트 매핑을 통해 진화적으로 보존된 BTB 도메인 가진 징크 핑거 단백질 'ZBTB12'를 발견하고, 이 단백질이 인간 만능줄기세포(hPSC)의 역분화를 막는 분자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배아 발달 과정에서 줄기세포는 원시 상태(덜 분화한 상태)에서 발달이 진행된 상태(더 분화한 상태)로 오로지 한 방향으로 변화하게 되며, 이를 세포 분화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은 풀리지 않았다.

또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의 분화를 유도하는 신호전달물질과 유전자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됐지만, 줄기세포의 분화를 조절하는 근본적인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간 만능줄기세포의 분화 과정에서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은 'ZBTB12'라는 전사인자를 발견했다. 또 단일 세포 RNA 시퀀싱을 통해 ZBTB12가 역분화를 막는다는 것을 밝혔다. ZBTB12가 결핍된 인간 만능줄기세포는 더 원시적인 줄기세포로 역분화해버림으로써 분화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ZBTB12 유전자가 줄기세포 분화에 필수적인 인자임을 확인했다.

연구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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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ZBTB12 전사인자가 'HERVH(human endogenous retrovirus H)'라는 인간·영장류에만 존재하는 레트로트랜스포존의 발현을 억제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또 ZBTB12가 레트로트랜스포존 억제를 통해 줄기세포 역분화를 막는 분자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보고했다.

장지원 교수는 “지금까지 비밀에 싸여있던 줄기세포의 역분화를 막는 분자 장벽을 발견함으로써 줄기세포 분화의 핵심 기전을 밝혔다”라며 “노화와 암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개인연구사업 우수신진, 개인연구사업 기본연구, 집단연구 기초연구실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