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 주주 여러분에게 죄송합니다. 반성하고, 더 많이,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21일 오전 9시 파주에서 열린 LG디스플레이 주주총회. 김성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주에게 사과했다. 진행 중 숨을 고르며 울컥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준비되지 않은 사과였지만 진정성이 느껴졌다.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경제 침체와 전방 산업 수요 부진으로 2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26조1518억원.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주총에는 예년보다 주주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았다. 회사 직원을 제외하면 30여명 남짓했다.
김성현 CFO는 주총이 끝난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준비한 사과는 아니었지만, 주주를 직접 만나는 자리에서 사과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감사보고와 영업 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 보고가 있었다.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안건 4개가 원안대로 가결됐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오정석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와 박상희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정호영 사장은 주주 서한에서 “사업구조 고도화를 가속할 것”이라면서 “2019년 11% 수준이었던 수주형 사업 매출 비중은 올해 들어 40%대 초반까지 확대됐고 향후 2~3년 이내 70%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황 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수급형' 사업의 운영체제를 재편하고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TV 시장 내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며, 투명 및 게이밍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시장창출형' 사업을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주=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