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의 도입이 결국 남북통일보다 빨랐습니다. 8년 동안 무수히 제기된 애플페이의 도입 소문도 마침내 올해 3월 멈추게 됐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강아지를 산책할 때, 한강변에서 조깅할 때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로 물을 살 수 있는 아주 평범하지만 위대한 일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2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스페셜 이벤트'에서 애플페이의 시작을 알리며 이같이 밝혔다.
애플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우여곡절 끝에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EMV 방식과 더불어 국내에서 NFC 간편결제 서비스가 시작된 첫 번째 사례다. 국내 소비자도 해외에서처럼 카드를 긁거나 삼성페이처럼 가까이 대지 않는 비접촉 방식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이날부터 아이폰과 현대카드를 보유한 이용자는 해외에서처럼 카드를 꽂거나(Insert) 삼성페이처럼 휴대폰을 카드 단말기에 가까이 대지 않고도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매장에서 실물 카드 없이 비접촉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현대카드가 발급한 카드를 아이폰, 애플워치, 맥, 아이패드 내 '지갑' 애플리케이션(앱)에 추가한 후 애플페이 결제 시 측면 버튼을 두 번 누른 뒤 아이폰 또는 애플워치를 결제 단말기 근처에 대면 결제가 이뤄진다.
현재 애플페이 이용 가능한 가맹점은 국내 4대 브랜드의 전국 편의점을 비롯해 코스트코, 현대·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롯데시네마 등 오프라인 가맹점과 배달의민족·도미노·폴바셋·이니스프리·무신사 등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다.
던킨 올비 애플 애플페이 인터내셔널 총괄은 “한국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해 준 애플팀과 현대카드 모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본인의 첫 번째 아이폰을 들고 등장한 정태영 부회장은 “오전에만 벌써 17만명이 애플페이 등록을 마쳤다”고 강조했다. 애플페이와 현대카드는 앞으로 사용처의 빠른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EMV 방식이 한국에 처음 도입된 것은 물론 가장 발달한 형태인 NFC 단말기가 본격 보급되는 날이다”면서 “애플페이의 시작은 국내 다양한 페이먼트 생태계 발달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애플페이 출시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간편결제가 가능한 유일한 스마트폰이던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가 애플 아이폰에 점유율을 일정 부분 내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이폰에 간편결제 기능이 도입되면 20∼30대 사용층이 두꺼운 아이폰 점유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