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자사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사회는 변함없이 변대규 의장 체제로 지속한다.
최 대표는 22일 경기도 성남시 그린팩토리에서 진행된 제2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전 세계적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존 사업의 꾸준한 성장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네이버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기업간거래(B2B) 사업 통합을 통해 수익성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 부문에서 올해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제24기(2022년 재무제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승인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변대규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3개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됐다. 임기는 3년이다. 변 의장은 2017년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의장직을 내려놓은 뒤, 7년째 이사회 의장을 맡아 왔다. 네이버가 기술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변 의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최 대표는 “오랜 시간 축적된 사업 능력과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부문의 주요 의사결정을 이끌어 급속도로 성장하는 네이버의 중요한 축이기 때문에 재선임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사진 7명의 보수 한도는 기존 150억원에서 절반 가까운 80억원으로 축소했다.
최 대표는 “지난 10년간 보수 한도가 실 지급률 대비 다소 높게 설정돼 있었다”면서 “올해는 비용 통제 기조에 맞춰 경영진을 비롯한 임원 계약 금액을 삭감한 부분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주주 환원 정책과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한 주주는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챗GPT 등 여러 기술 등장하는데 네이버가 어떤 신사업을 기획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최 대표는 “사업 계획과 챗GPT 대응 방안 등은 언론이나 실적 보고를 통해 알 수 있도록 앞으로 상세하게 안내하겠다”고 답했다.
네이버가 동영상 플랫폼 부문은 유튜브, 메신저 플랫폼 부문은 카카오톡에 밀리는 데 대한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최 대표는 “새로운 동영상, 특히 쇼트폼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신규 서비스나 정책을 검토 중이며 메신저의 경우에도 라인 서비스는 일본이나 동남아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국내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해 오픈톡이나 소상공인 대상 톡톡 서비스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액이 터무니없이 적다는 불만도 나왔다. 한 주주는 “네이버는 대한민국 최고 기업이라고 생각하는데, 배당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며 “주식 시가 1000원짜리 기업도 배당금을 100원, 200원씩 주는데 네이버가 주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년간 순이익의 5%를 배당하고 순 현금 흐름의 약 30%를 전체적인 주주 환원에 사용하는 원칙을 지켜 왔다”면서 “주가 대비 배당 규모가 적다는 의견도 있지만, 네이버와 같은 혁신 회사들은 대체로 배당을 안 하는 것이 통상적 팩트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성장 재원을 재투자할 것인지, 이익을 배당으로 소진할 것인지 균형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주주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주주는 “(네이버는) 삼성전자보다 더 유연한 회사를 지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데 주총 분위기는 훨씬 더 딱딱한 것 같다”면서 “평소에 전화도 너무 되지 않는데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 대표는 “주총에서 회사의 다양한 서비스나 정책을 상세히 답변드릴 수 없는 점도 이해해 달라”며 “앞으로 상세히 알 수 있도록 적극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