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흘렀지만 성인 역량에 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비교(2013)에서 우리나라 성인(16~65세)의 언어 능력은 OECD 평균 수준이고, 수리력과 컴퓨터 기반 문제해결력은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을 청년층(16~24세)으로 한정할 경우 우리나라는 3개 영역에서 모두 최상위권이었다.
성인역량의 측면에서 이를 개발하는 학습의 과정뿐만 아니라 그 결과도 이제 국제수준에 도달할 시점이 됐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그동안 변화 동인을 안이 아닌 밖에서 겪었다. 그 과정에서 삶과 직업 의미도 다시 살펴보게 되었고, 교육 분야도 많은 변화와 반성을 하게 됐다.
성인 역량 측면에서 앞으로는 이전과 많이 다른 가치관이 지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발달에 따라 재편 수준을 넘어선 노동시장의 급격한 변화 역시 전통적인 교육 시스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점차적으로 틀에 박힌 육체노동 관련 기술, 인지적 기술을 요구하는 직업의 수는 감소하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분석적 기술과 대인관계 기술을 요구하는 직업의 수는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방향으로 노동시장은 변화하고 있다.
성인 역량 개발을 위한 교육 재정은 국가 수준, 지역 수준, 조직 수준 및 개인 차원에서 다양한 접근성 확보를 통한 기회 제공에 제약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국가 수준에서의 평생교육은 전체 예산 규모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고 지역 및 조직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학습 지원 실태도 정확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교육부의 조사에 따르면 개인이 지불하는 학습비는 다양한 외부 지원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성인의 역량은 아직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평생교육은 인생 100세 시대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평생교육은 개인이 처한 여건에 따라 선택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의무교육같이 국가가 책임지고 지원해야 하는 국민의 보편적 권리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 광역 자치단체가 평생교육예산은 전체 예산의 일부에 불과, 지역 차원의 평생교육을 추진할 예산 확보는 미흡한 실정이다. 평생학습 참여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인 시간과 원하는 프로그램 부족 문제를 해소할 방안도 지역주도형, 학습자 맞춤형으로 마련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접근성 확대를 통한 평생학습 참여율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평생교육 예산 확대와 함께 평생교육 사업의 중복 회피, 사각지대가 해소되어야 한다. 국가 수준의 평생교육 총괄 거버넌스 구축 및 예산 통합 심의도 필요하다. 지역 단위에서는 자치단체 및 의회 예산 심의에서 평생교육 분야 예산 심의를 별도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기본권 확보를 위한 교육 재정에서 평생교육의 예산 확보와 심의 기능 확대가 함께 반영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예산정책처와 같은 광역자치단체 차원의 예산 심의 기능 강화와 함께 전문 조직 및 인력 확보도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지역의 대학 및 기업과 연계하여 지역주민, 재직자 등 역량 개발이 필요한 대상자에게 필요한 교육이 적시에 제공되도록 지역의 학습자원을 활용하는 모델도 발굴해야 한다.
예산 심의 통합화와 관련한 조례 개정, 법 제도 개선을 통해 교육청에 대한 예산 심사, 행정감사를 통한 지역 단위 학교교육과 연계한 평생교육 운영으로 획일성을 탈피하고 지역별 특성을 살린 평생교육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교육행정과 일반행정의 협력은 절대적으로 필요충분조건이다. 자치단체장과 시·도 교육감의 의지, 지역 의회의 관심에 따라 예산 및 사업이 위축되지 않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도록 교육 재정 및 평생교육 재정을 정비할 시점이다.
김현수 순천향대 평생교육학부 교수 hskim5724@s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