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선임이 당초 예상과 달리 지연되면서 업무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전임 총장이 사임한 지 한 달이 지난데다 이사회에 추천된 후보 3명에 대한 신원 조사도 마무리됐지만 아직 최종 인선은 안갯속이다.
GIST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총 10명 응모자 가운데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5명 후보를 상대로 면접을 실시해 허호길 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를 1순위로, 조신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와 차국헌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를 각각 2, 3순위로 정했다. 다음 절차인 이들 후보 3명에 대한 국정원 신원 검증은 지난주에 끝났고, 이사회 사무국은 각 후보에게 정견 발표를 준비하라고 통보했다.
GIST 내부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총장 인선을 서두른데다 이사회가 회계결산과 사업계획 등을 다루기 위해 24일 개최하는 정기총회에 앞서 별도 임시총회를 열어 차기 총장 선임건을 다룰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총장 선임을 위한 이사회 개최 소식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다음주에는 임시이사회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총장 선임이 늦어지면서 특정 후보가 유리하다는 등 억측이 나돌고 있다.
GIST는 김기선 전 총장이 해임 무효소송 도중 법원의 조정에 따라 공식 임기 종료일(3월 5일)을 9일 앞둔 지난달 24일 퇴임한 뒤 박래길 부총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당장 큰 혼란은 없는 상태다. 하지만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수립해야 하고 정부의 4대 과학기술특성화대학 공공기관 지정 해제에 따라 재정확충을 비롯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등 현안이 산적하다. 특히 전임 총장을 비롯한 현 집행부에 대해 직원과 교수들이 역대 최하위 평가 결과를 내놓으면서 강력한 개혁 의지와 추진력을 갖춘 새로운 집행부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GIST 관계자는 “노동조합과 갈등을 겪은 전임 총장의 사퇴 번복과 이를 둘러싼 이사회와의 소송 등으로 지난 2년간 큰 혼란을 겪으면서 대외적인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면서 “하루빨리 새로운 총장이 선임돼 학교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선임되는 차기 총장은 과기정통부 장관 승인과 교육부 장관 동의 절차를 밟아 취임한다. 임기는 4년이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