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받은 강원도가 춘천과 원주에 구축한 '데이터안심구역'에 첫 규제특례 의료데이터의 적재를 시작했다. 이달 중 데이터 적재가 완료되면 오는 4월부터 기업의 데이터 분석 및 활용이 진행될 전망이다. 글로벌 의료 패러다임이 정밀의료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춰 강원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는 그동안 규제로 인해 활용이 어려웠던 유전체 등의 의료데이터 활용을 통한 정밀의료산업 활성화 실증에 착수한다.
강원테크노파크(이하 강원TP)는 춘천, 원주 총 2개소에 위치한 데이터안심구역에 지난 3월 7일 첫 데이터 적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후 추가 데이터 적재로 3월 말까지 우선적으로 3개 실증과제의 데이터 적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정밀의료산업 특구는 그동안 규제로 활용이 어려웠던 의료데이터를 활용해 질환의 예측·진단 및 치료를 위한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실증·개발하는 내용으로 지난 2021년 8월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특구 사업자들은 특례를 부여받은 의료데이터를 가공, 분석해 AI 솔루션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실증 작업을 추진한다.
강원도는 특례를 받은 의료데이터를 유출 없이 안전하게 분석·활용할 수 있도록 춘천과 원주에 데이터안심구역을 각각 1개소씩 구축했다. 이 중 춘천의 데이터안심구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데이터안심구역으로 지정 승인돼 물리적, 관리적, 기술적 보안체계를 입증했다.
강원도의 데이터안심구역은 의료 AI 솔루션 개발 과정에서 데이터의 유출 없이 안전하게 보건의료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인프라로써 정밀의료의 실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정밀의료란 개인의 질병 민감도에 따라 개인 맞춤형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를 통해 질병의 예방 및 조기진단 또 정확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다. AI 솔루션이 의료진을 보조, 누구든 자신의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최선의 판단하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다만 현행법상 솔루션 개발을 위한 의료 데이터 활용은 쉽지 않다. 보건의료데이터의 '과학적 연구목적 제3자 제공'을 위해서는 데이터의 가명화가 필수적인데, 의료법상 병원에서 진료목적으로 수집한 유전체의 경우에는 현재 기술적, 학술적 한계 등으로 가명화 기준이 모호하여 완전한 가명화 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 가명화 자체가 유보 중이다. 이에 따라 그간 연구목적의 개인정보 동의하에 수집된 유전체만이 활용 가능한 것이 현실이었다. 병원에서 진료목적으로 수집되어 있는 양질의 대규모의 유전체 정보들은 활용할 수 없었다.
5차 강원 정밀의료산업 규제자유특구에서는 병원에서 진료목적으로 수집한 유전체를 특례 부대조건에 맞춘 가명화를 통해 정보주체의 사전 동의 없이 의료기관이 데이터를 제공하되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이 보장될 수 있는 데이터안심구역에서 과학적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제공 특례를 요청했다.
요청된 특례는 4차례의 분과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주재 심의위원회를 거쳐 국무총리 주재 규제자유특구위원회를 통해 최종 선정됐다. 이로써 2021년 7월 실증특례가 부여돼 유전체 분석을 활용한 실증을 추진할 수 있도록 승인이 완료됐다.
특례 데이터의 적재를 통해 안전하게 데이터를 제공받은 특구사업자는 데이터안심구역에 직접 방문해 보안체계가 구축된 데이터분석실에서 적재된 데이터에 접근, 이를 활용해 AI 솔루션 개발을 진행한다. 모든 개발이 종료된 후에는 규제자유특구 특례 조건에 따라 의료기관에서 제공된 모든 특례 데이터는 데이터 파기 프로세스에 따라 완전 파기를 실시하여 안전성을 확보했다.
특구사업자인 '라이프시맨틱스'는 데이터안심구역을 활용,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전립선암 발생예측 AI 솔루션을 개발 중인 기업으로 지난 3월 20일 실증 데이터(유전체 데이터) 적재를 완료하였으며, 4월 초부터 데이터안심구역(원주)에서 데이터 분석 및 활용이 예정돼있다. 특히 라이프시맨틱스는 개인정보 유출의 최소한의 가능성까지 방지하기 위해 유전체 관련 전문가 자문 회의를 5회 이상 실시, 범죄자 식별 유전정보까지 삭제 진행하였으며 지난 2월 27일 정밀의료 특구 과제 중 마지막으로 실증에 착수했다.
이 외에도 뇌손상 환자 치료전략 AI 솔루션 개발 및 실증을 진행 중인 '뉴로핏'은 데이터안심구역을 통해 진료목적으로 수집한 MRI, 병원임상정보의 가명화된 4만2000건 데이터를 활용할 전망이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인 '지오비전'은 진료 목적으로 수집해 가명화한 CT 영상 총 80만건을 활용해 안면골 골절진단 정밀의료 AI 솔루션 개발 및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만성(알콜성)간질환 진단예측 AI 솔루션 개발 및 실증을 진행 중인 '아이도트'는 현재 진행 중인 데이터가명화가 완료되는 대로 데이터 적재를 통해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호 강원TP 헬스케어융합혁신센터장은 “23년 2월 과기부 데이터안심구역 지정과 함께 데이터안심구역 내에 규제특례 의료데이터의 적재를 시작으로 의료데이터의 안전한 데이터 활용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라며 “강원테크노파크는 보건의료데이터의 보안 관리 및 안전 활용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의료데이터의 안전한 실증을 기반으로 정밀의료 및 디지털헬스케어 등 강원도 지역특화산업 전략에 맞춰 지역중소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