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북3' 시리즈가 공격적인 가격정책과 역대급 스펙으로 전작 대비 판매량이 2배 이상 늘면서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를 아우르는 '갤럭시 생태계'는 물론 가전까지 연결성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23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갤럭시 북3 울트라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제품 특장점과 주요 전략을 발표했다.
지난 달 17일 나온 '갤럭시 북3' 시리즈는 프로·프로360·울트라 3개 모델이다. 프로 모델은 높은 스펙에도 100만원대 가격으로 사전 판매를 시작한 후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출시 한 달가량 지난 현재 갤럭시 북3 시리즈는 이전 시리즈 대비 판매량이 2.5배 증가했다. 강력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 입소문까지 더해지면서 흥행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로 모델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힘입어 초반 돌풍을 주도하고, 뒤이어 최고사양 모델인 울트라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갤럭시 북3 울트라는 올해 처음 선보인 프리미엄 모델로, 삼성전자 역사상 가장 완성도가 높은 노트북으로 평가된다. 최신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70 외장그래픽을 탑재, 그래픽 작업이나 고사양 게임 등도 문제없이 구동한다.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다이내믹 AMOLED 2X' 디스플레이를 시리즈 최초 탑재했고, 3K 해상도와 최대 120㎐ 주사율까지 지원한다.
심황윤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갤럭시 북3 울트라는 삼성이 처음 내놓은 크리에이터를 위한 고성능 PC”라면서 “갤럭시 모바일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고 수준 성능과 사용자경험을 구현해 차세대 PC를 대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활용한 '갤럭시 생태계'는 삼성만의 강력한 무기다. '퀵 쉐어' 기능으로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 영상, 문서 등을 갤럭시 북으로 편리하게 옮길 수 있다. 멀티 컨트롤 기능을 이용하면 갤럭시 북의 키보드, 터치패드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제어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 기능을 활용하면 노트북에서 TV나 냉장고, 에어컨 등 연결된 주요 가전 제어까지 가능하다. 가전, TV, 스마트폰, 노트북을 아우르는 '원삼성' 전략이 반영됐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노트북 수요가 폭발하면서 삼성전자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1년 갤럭시 북 시리즈를 첫 출시하면서 노트북 언팩 행사도 처음 열었다. 이 같은 노력에도 HP, 레노버, 델 등에 밀려 글로벌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1%대에 머물고 있다.
올해 역대 최고 수준 신제품으로 반전을 꾀하지만 시장 상황은 녹녹치 않다. 지난해 시작된 노트북 수요 급감 때문이다. 1위를 달리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도 지난해 출하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떨어졌다. 올해도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노트북 시장 역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주력했던 물량공세보다는 갤럭시 북3 울트라를 내세워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게이밍, 그래픽 작업 등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수요 방어와 수익성 강화가 목적이다.
심 상무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노트북 수요가 폭발했는데 현재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상황”이라면서 “모바일 오피스 전환이나 개인 노트북 교체 수요 등은 지속되는 만큼 기업간거래(B2B)와 개인 유통 영역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