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성적표를 받아 든 게임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해 연간 보수로 123억8100만원을 받았다. 리니지2M과 리니지W 등 성공에 따른 특별 장기기여 인센티브를 비롯해 100억원이 넘는 상여금이 포함된 액수다. 반면에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워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부진한 성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년도 성과급을 반납했다. 적자를 기록한 넷마블 방준혁 의장 또한 상여금을 받지 않았다.
주요 게임사 사업보고서가 속속 발표되면서 회사를 이끄는 CEO 연봉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국내 게임업계는 지난해 이용자 소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 게임물 등급분류 논란 등 각종 이슈를 겪었다. 게임사별 명암이 엇갈린 실적은 CEO 연봉에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
신작 부재에도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성을 유지한 엔씨소프트의 경우 김 대표가 독보적인 '연봉킹' 자리를 지켰다. 이외에도 이성구 리니지IP본부장과 김택헌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가 각각 65억3100만원, 57억3800만원을 받았다. 리니지 시리즈의 지속적인 흥행 성과와 신규 IP 창출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송병준 컴투스 의장은 급여 20억4000만원, 상여 7억원 등 총 27억4200만원의 보수가 지급됐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로 잘 알려진 위지윅스튜디오를 계열사로 편입시키고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 비전을 선포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 공로가 인정됐다.
카카오게임즈는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난해 18억4700만원으로 사내 연봉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매수선택권행사이익 15억8000만원이 포함된 액수다. 조계현 대표는 전년 대비 19.6% 줄어든 18억2500만원을 수령했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상여금 없이 14억7200만원을 받았다. 코웨이에서도 12억3681만원을 수령, 넷마블과 코웨이로부터 받은 연간 보수 총액은 27억원이 넘는다.
적자 전환한 데브시스터즈는 이지훈 공동대표 연봉이 반토막이 났다. 2021년 30억원이 넘은 연간보수를 수령한 이 공동대표는 15억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 연봉은 5억6800만원이다. 펄어비스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서용수 전 그래픽개발 총괄은 퇴직금을 포함해 10억2100만원을 수령했다.
크래프톤 김창한 대표는 미지급 상여금 일부를 자진 반납하면서 연간보수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10억3500만원을 수령했다. 신작 흥행 실패에 따른 주가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네오위즈에서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인 임원은 투자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는 홍지철 사내이사가 유일했다. 홍 본부장은 회사 인수 및 투자 성과로 네오위즈 IP 경쟁력과 자산 확대에 기여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11억5100만원을 받았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