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추가 주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OLED 공급 업체 문제로 삼성디스플레이에 물량을 추가 요청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아이폰14 OLED 패널을 추가 주문했다. 규모는 1000만~1500만대로, 조만간 양산에 착수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이 추가 주문한 모델은 아이폰14 일반 모델에 들어갈 6.1인치 OLED다. 아이폰14 시리즈는 일반(6.1인치), 플러스(6.7인치), 프로(6.1인치), 프로맥스(6.7인치)로 나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프로와 프로맥스에 탑재되는 고성능 모델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일반과 플러스 모델은 복수의 다른 제조사들과 나눠 맡고 있다. 삼성은 이번 추가 주문으로 보급형 모델에서의 비중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제품 출시 6개월이 지난 시점에 공급처를 바꾸며 물량을 이전하는 건 이례적이다. 양산 초기에는 안정화가 덜 돼 일부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아이폰14 시리즈는 지난해 10월 출시됐다.
애플이 생산을 재배치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해외 디스플레이 업체의 제조 문제로 전해졌다.
애플은 그동안 디스플레이 공급사를 늘리면서 다변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애플 아이폰 10대 중 7대에 패널을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 내 점유율이 70%에 이른다는 얘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가을 출시 예정인 아이폰15 시리즈에서도 비중이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이폰15 시리즈는 총 4종으로 출시된다. 특히 전작 프로 모델 2종에만 적용하던 홀 디스플레이가 전체 기종으로 확대된다. 홀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상단 일부에 구멍을 뚫은 것 같은 디자인을 말한다. 생산 난도가 전작보다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체 4개 모델에 홀 디자인의 OLED를 공급한다. 다른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 또다시 삼성디스플레이에 주문이 몰릴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효과로 지난해 매출 34조3800억원, 영업이익 5조9500억원이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