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통사·이용자 모두 만족하려면

[사설] 이통사·이용자 모두 만족하려면

SK텔레콤이 5G 중간요금제, 5G 시니어요금제, 5G 청년요금제 등을 잇따라 출시한다. 5G 중간요금제 4종을 포함해 총 25종의 요금제를 새롭게 선보인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가계 통신비 부담을 지적하고 정부가 비상경제민생회의 후속 조치로 SK텔레콤과 협의한 결과다.

SK텔레콤의 새로운 요금제는 이용자 선택 폭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SK텔레콤 가입자는 기존 20종의 5G 요금제를 포함해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가 45종으로 늘어난다. 그동안 이용자는 다양한 5G 요금제 필요성을 지속 제기했다. 물론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SK텔레콤의 5G 요금제 다양화는 KT와 LG유플러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G 요금제 경쟁의 신호탄이 되면 더할 나위 없다.

SK텔레콤이 선제적으로 5G 요금제를 다양화한 건 인정해야 한다. 다만 과정 자체에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5G 요금제 추가가 과거와 같이 외부 요인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이다. '시장경쟁에 의한 자율적 요금 인하'라는 정상적 구조가 다시 한번 무력화된 것이다.

새로운 요금제가 출시될 때마다 정부와 이동통신사는 몇백만명 혜택, 몇천억원 통신비 절감을 기대했다. 이는 희망 사항에 그치곤 했다.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한 이통사에는 생색내기 또는 압박에 의한 성의 표시라는 혹평이 뒤따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통사도, 이용자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만 초래했다.

경제 불황으로 올해엔 어느 때보다 가계 통신비 인하 요구가 거셀 가능성이 짙다. 정부는 차제에 SK텔레콤의 새로운 5G 요금제 출시 과정을 반면교사로 삼아 자율적 요금인하 관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자율적 요금 인하의 전제인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전적으로 정부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