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대부분이 3차원(3D) 프린팅으로 제작된 로켓이 미국에서 22일(현지시간) 발사됐으나 3분 만에 문제가 생기며 결국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스타트업 '렐러티비티 스페이스'가 제작한 무인 로켓 '테란 1'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서 이날 오후 11시 25분 발사됐다.
로켓은 1단까지 작동했고 분리도 성공했다. 이후 2단 엔진 점화가 이뤄지는 듯했으나 실패하며 대서양으로 추락했다. 이번 발사의 목표는 이 로켓을 지상에서 200㎞ 궤도에 진입시키는 것이었다.
테란 1 로켓은 엔진을 포함한 대부분의 부품이 거대한 3D 프린터로 제작됐다. 이 로켓은 높이 33.5m, 지름 2.2m 크기로 엔진을 포함한 질량의 85%가 금속 합금으로 3D 프린팅됐다.
회사는 이러한 방식으로 로켓의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재활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로 부품 수를 기존 로켓의 100분의 1로 줄이고, 약 60일 만에 로켓을 제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렐러티비티 스페이스 측 담당자는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로켓을 궤도에 올리는 것은 처음 시도된 일"이라며 "오늘 끝까지 모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3D 프린터로 제작될 로켓을 날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할 정도의 충분한 데이터를 모았다"고 말했다.
또한 로켓이 이번 발사에서 '맥스-Q'로 불리는 스트레스를 가장 심하게 받는 구간을 견뎌내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는 이 로켓보다 더 크거나 재사용이 가능한 버전도 개발 중이며, 3D 프린터로 만든 부품의 비중(질량 기준)을 이번 테란 1의 85%에서 95%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2015년에 창립돼 13억달러(1조7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으며, 2021년에는 기업가치가 42억달러(5조4000억원)로 평가됐다.
팀 엘리스 렐러티비티 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앞으로 만들 '테란 R' 모델의 발사 계약으로 17억달러(2조2000억원) 규모를 수주했으며, 이미 향후 테란 1을 한차례 발사하는 대가로 1200만 달러(1500억원)를 받는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