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통해 위기관리 역량을 갖춘 사외이사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올해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종 소송이나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법조계 출신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출하는 추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은 지난 24일 열린 주총에서 제프리 존스 김앤장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존스 변호사는 두산, 포스코, 한국GM 등에서 사외이사를 한 적이 있다. 1980년부터 현재까지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재직하고 있다. SPC삼립 측은 “대관·법률 업무 전문성을 토대로 이사회에 참여해 창의적인 기업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그에 필요한 의사 결정과 조언을 위해 사외이사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SPC는 이달 초 판사 출신 강선희 변호사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기존 황재복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를 맡는다. 황재복 대표는 파리크라상의 대표직도 맡고 있어 법무와 대관·홍보 등 대외 업무는 강 대표가 전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PC가 법조계 출신 인사를 잇달아 영입하는 것은 지난해 발생한 경기도 평택 SPL 공장 안전사고가 촉발했다. 위기관리에 비상이 걸린 경험에 법적 이슈 대응과 기업문화 쇄신 차원에서 전문가를 영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일유업도 같은 날 열린 정기주총에서 노소라 변호사 사외이사 중임 안건이 통과됐다. 노 변호사는 제29회 사법시험을 합격해 부산지방법원 판사·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지낸 법률 전문가다. 지난 2014년부터 1년 동안 무역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 법률 윤리 위원을 3년 동안 지냈다.
오리온은 23일 열린 주총에서 노승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노 변호사는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를 거쳐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냈다. 지난해부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재직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오는 29일 임경구 세무법인 케이파트너스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임 회장은 국세청 조사국장을 지내고 다년간 공직생활을 통해 세무·회계 분야 전문지식을 갖춘 인물이다. 현재까지 세무법인 대표 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ESG경영 환경과 각종 소송 등 이슈에 대한 리스크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져 해당 전문가 영입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회사의 지속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