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암호통신 장비에 대한 보안적합성 검증이 시행된다. 양자암호통신 장비 보안성을 증명하는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다. 양자암호 제품의 공공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는 한편 관련 생태계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정보원은 4월부터 양자통신암호화장비(QENC), 양자키관리장비(QKMS), 양자키분배장비(QKD)에 대한 보안적합성 검증 시행에 돌입한다. 국정원은 오는 29일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은 전자정부법에 따라 정보보호시스템, 네트워크 장비 등 보안 기능이 탑재된 정보통신기술(ICT) 제품을 도입할 때 국정원으로부터 보안적합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양자암호 제품은 보안적합성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공공시장 진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보안 기능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시험기관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국가 공공기관 운용 적합성을 확인받으면 된다. 3개 장비 모두 검증을 받은 암호화모듈을 탑재하는 것이 전제다.
△양자통신암호화장비(QENC)는 공급기 요청과 수신·비밀키생성·하이브리드 키 조합 여부 △QKMS는 비밀키 수신·키 가공 및 동기화 △QKD는 국가표준과학연구원의 양자특성시험성적과 이를 기반으로 ETRI와 TTA에서 난수생성기능, 양자상태 생성 등을 검증받아야 한다. 필수 요구사항은 QENC 37개 , QKMS 35개, QKD 42개다.
특히 QENC는 기존 암호화기술인 공개키 방식과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조합하는 하이브리드키 방식을 준용토록 했다. 특정 체계가 무용화돼도 다른 암호체계가 작동해 보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이번 제도 시행을 계기로 이동통신 등 관련업계의 공공시장 진출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공공기관은 100% 전용회선을 활용하는 등 보안을 중시하는 만큼 양자암호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한 최적 시장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양자암호통신 시범인프라 사업을 통해 KT는 국립암센터와 아주대병원 간 유선전송구간, LG유플러스는 전남도청 전용회선, SK브로드밴드는 광주환경공단 등에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했다.
양자암호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공공부문 전체를 대상으로 제품 공급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양자암호통신 시장의 본격적인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