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민간 용병 기업 와그너에 차출돼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됐던 ‘죄수 용병’ 5000여 명이 참전 계약 만료 후 사면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예브게니 프리고진 와그너 그룹 수장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현재까지 와그너 그룹과 계약을 마친 뒤 사면 석방된 이들이 5천 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는 앞선 영국 국방부의 전망과 상응한다. 영국 국방부는 21일 정부보고를 통해 “앞으로 몇 주 안에 와그너 그룹을 위해 싸운 수천 명의 러시아 죄수들이 사면돼 풀려날 것 같다”고 밝혔다.
죄수들이 사면됨에 따라 러시아 사회에 위험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프리고진은 “와그너 그룹과 계약한 뒤 사면된 이들의 재범률은 0.31%로, 일반적 통계에 비해 10~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지만 충격적 전투 경험이 많은 폭력적 범죄자의 유입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와그너 그룹은 프리고진이 창설한 민간 용병 기업이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서 음식을 공급하는 요식업체를 운영해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프리고진이 이끄는 와그너는 우크라이나 주요 전선에도 투입됐으며, 현재 이번 전쟁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 점령을 위한 러시아군 작전의 선봉에 서있다.
이들은 지난해 중반부터 러시아 내 교도소들을 돌면서 죄수들에게 사면과 금전적 보상을 제시하며 용병으로 기용했다. 우크라 전쟁에 투입된 와그너 용병은 5만 명으로 추산되며, 그 중 4만 명이 죄수 용병으로 추정된다.
영국 국방부는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장비도 열악한 죄수 용병의 절반가량이 사망하거나 부상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백악관도 비슷하게 와그너 그룹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나왔다고 추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와그너그룹 3만 명 이상이 우크라이나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며, 이 중 9000명이 전사자다"라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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