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신전에서 2000년 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양 머리 미라 2000여 개가 발굴됐다. 바닥을 빼곡히 메운 미라의 압도적인 모습에 관심이 쏠렸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관광유물부는 이집트 중부 아비도스에 있는 람세스 2세 신전에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기원전 350년∼기원전 30년)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동물 미라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람세스 2세 신전이 있는 아비도스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남쪽으로 270마일(약 435km) 떨어진 유적 도시로, 고대 이집트 왕국 초기의 네크로폴리스(묘지)이자 오시리스신을 숭배하는 순례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대 고고학 발굴팀은 이곳에서 2000개 이상의 양 머리 미라와 함께 개, 야생 염소, 소, 가젤, 몽구스 미라를 발견했다. 동물 미라들은 제물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제물이 사용된 시점이 람세스 2세 재위기간이 아닌 그의 사후 1000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대 이집트 신왕국 제19왕조의 3번째 파라오인 람세스 2세(기원전 1279년∼기원전 1213년 재위) 사후 1천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숭배 의식이 이어졌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관광유물부는 설명했다.
관광유물부는 “이번 발굴은 아비도스 유적 인근에 대한 이해의 폭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의미를 전했다. 프톨레마이오스 시대는 기원전 30년 로마가 정복할 때까지로 약 3세기에 걸쳐 있다.
이 곳에서는 동물 미라 외에도 이집트 고왕국 6왕조 때 건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께 약 5m의 벽 등 대형 구조물과 동상, 파피루스, 가죽 의류, 신발 등 유물도 나왔다.
발굴팀을 이끈 사메 이스칸데르는 “벽 구조물은 람세스2세 신전 축조 이전 고대 아비도스의 모습을 재구성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