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의 누적 회사채 발행 규모가 이달 중 7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에는 회사채 발행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이 장기적으로 상환해야 할 채권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의미다. 이뿐만 아니라 금리 상승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때 이자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한전은 원료비에 미치지 못하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인 '역마진' 구조를 회사채로 감당하고 있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손실은 32조6034억원, 회사채 발행 규모는 31조8000억원이다. 영업손실 대부분을 회사채로 메꾼 것이다. 비정상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물론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요금조정까지 포함하면 한전은 ㎾h당 전기요금을 32.4원 인상했다. 그럼에도 한전 재무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 같은 사정을 감안, 에너지 전문가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3분기 이전에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전력수요가 낮은 2분기에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그나마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보다 앞서 정부와 한전이 전기요금을 올려야 하는 이유를 국민에게 자세하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국민이 전기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은 전기요금을 우리나라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올렸다.
다만 적정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인상 폭은 조정돼야 한다. 동시에 전기요금 인상 시기도 최대한 분산시킴으로써 국민 부담을 덜어 줄 필요가 있다. 전기요금 인상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침체된 나라경제와 국민, 특히 서민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한전의 원가 절감과 경영 합리화를 통한 자구노력은 두말 할 필요없는 필수 선행조건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여론의 지지를 얻는 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