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출연연 등 '인류 마지막 숙제' 노화 극복 나선다…융합연구단 연구 본격화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비롯한 우리 연구진들이 역량을 모아 '인류의 마지막 숙제'인 노화 진단, 치료와 지연 연구를 본격화한다.

1년간 기획 단계를 거쳐 지난해 5월 출범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사업단 'CRA(Convergence to Reverse Aging) 노화치료융합연구단'은 오는 2028년을 목표로 노화 '진단' '치료' '지연' 3개 분야에서 본격적인 연구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주관기관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고려대, 경희대, 인하대병원, 아주대병원, 이화여대병원, 충북대병원 등 총 14개 기관·대학·병원이 연구단에 참여했다.

CRA 노화치료융합연구단 사업. 생명연 제공
CRA 노화치료융합연구단 사업. 생명연 제공

진단 영역은 생체 나이(생물학적 나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확한 기준점과 수치를 산출할 수 없다면 이후 대응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인 생체나이를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와 기기, 키트 진단법 등을 구축한다. 기반이 되는 기술과 기기 시작품 등을 오는 2028년 사업 종료 시점까지 마련한다.

치료 영역에서는 현재 세계에서 주목받는 각종 항노화 기술을 살펴보고, 체화하는 것이 목표다. 젊은 혈액 내 '회춘 인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연구하는 '블러드 팩터' 연구, 체내 축적되는 노화 세포를 찾아내 제거하는 연구, 노화된 '조혈줄기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연구 등에 나선다.

임상 연구의 경우 아직 어려움이 산재한 만큼 동물 모델을 이용해 각 연구 효능을 검증하고, 노화 치료 가능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퇴행성 뇌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노인성 질환 관련 연구를 병행해 임상 승인을 받는 것도 목표로 두고 있다.

노화 지연 영역은 '디지털 치료제' 개발이 당면 과제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등을 활용해 환자에 유의미한 변화를 끌어내는 요소가 '디지털 치료제'다. 이 역시 2028년까지 임상, 시험 서비스 수준 기술을 구현코자 한다.

연구단은 분야간 다학제간 융합 연구로 초고령시대 대응 노화 진단, 치료, 지연, 전주기 R&D를 수행한다. 생명연 제공.
연구단은 분야간 다학제간 융합 연구로 초고령시대 대응 노화 진단, 치료, 지연, 전주기 R&D를 수행한다. 생명연 제공.

궁극적으로는 노화를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이 아닌 '질병'으로 인식하는 사고 전환을 이루고, 노화 '치료'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제로 학계에서는 노화에 대한 인식 변화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018년 노화(Old Age)에 질병 코드를 부여한 바 있다. 지난해 이 코드가 확장 코드로 의미가 격하됐지만, 이미 많은 연구자가 '노화는 질병'이라는 가능성에 뜻을 두고 연구 중이다.

권은수 단장은 “CRA 노화치료융합연구단 연구는 건강수명 연장으로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바이오 경제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며 “항노화(anti-aging) 나아가 '역노화(reverse aging)'까지 이루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