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신약 개발과 함께 디지털헬스케어를 중점 추진 사업으로 꼽았다.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해외 중심 원격진료 서비스를 시작하고, 필요 시 인수합병(M&A)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2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시대 변화에 대응해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을 자체 확보하고 빠른 보폭으로 투자해 나가겠다”면서 “플랫폼을 통해 가능한 시장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구상하는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은 의료 빅데이터와 현장 진단을 활용한 원격진료, AI 기반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이다. 장남인 서진석 의장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다. 기초연구가 마무리된 만큼 인력을 증원, 연구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현재 비대면진료는 모든 검사 장비가 병원에 있기 때문에 환자 말만 듣고 처방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각 의료기관에 흩어진 환자 데이터를 빅데이터 형태로 통합해서 의사에게 제공하고, 가정 내 진단 장비를 갖춰 검사 데이터를 의료진에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 회사로 변모한다는 복안도 내놨다. 내년에만 10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에 진입하고, 2030년까지 매출 40%를 신약에서 낸다는 계획이다.
서 회장은 “올해 10월 '램시마SC'가 미국에서 신약 허가를 받으면 바이오시밀러 전문 회사에서 신약 출시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면서 “2024년 이중항체 신약 6개, 항암제 4개 등 10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을 개시하겠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을 위한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오는 6월까지 화이자나 모더나 수준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 확보가 목표다. 오픈이노베이션과 자체 개발을 통해 항체·약물 접합체(ADC), 이중항체, 경구용 항체치료제 플랫폼도 확보했다.
서 회장이 진두지휘할 M&A도 플랫폼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 현금, 현금성 자산, 채권, 주식 스와핑 등을 통해 4조~5조원 규모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올 상반기 안에 관심 기업이 국내외 10여개로 압축되면 3~4분기 말부터 자금 집행을 시작하겠다”면서 “M&A 대상은 단일 후보물질이 있는 회사보다 플랫폼을 통해 (여러)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회사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를 미국에 출시한다. '램시마SC' 미국 허가도 앞두고 있다. 미국 내 공장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중단된 중국 공장 건설 대신 미국에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 회장은 “늦어도 2년 안에 셀트리온 미국 직판 법인이 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방침에 협력, 중국에 지으려던 4공장을 한국과 미국에 절반씩 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28일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개사의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2년 임기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에 선임되며 경영에 복귀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