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USTR 대표 접견 "반도체법·IRA 우리 기업 배려 해달라"

외교안보라인 교체도 '속전속결'
조태용 신임 안보실장 임명
이충면 외교비서관도 출근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도ㆍ태평양 지역회의 개회식에서 환영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인도ㆍ태평양 지역회의 개회식에서 환영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접견하고 우리 기업에 대한 '우호적 배려'를 당부했다. 타이 대표는 미국의 반도체지원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통상현안 실무자다. 접견에는 주미대사로 타이 대표와 친분이 있던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도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타이 대표를 접견하고 삼성과 SK, 현대차 등 우리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내용 등이 담긴 반도체지원법과 IRA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반도체지원법 가드레일 조항 발표 과정에서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해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된 점 높게 평가한다”면서 “반도체지원법, IRA 등과 관련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우호적으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발표된 반도체 지원법의 보조금 신청 세부지침과 관련해 과도한 수준의 정보 제공에 대한 한국 기업들 우려 있으니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우호적인 고려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타이 대표는 “반도체지원법과 IRA와 관련해 한국 기업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에 대해 한미간의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다음달 미국 국빈방문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이들 법안에 대한 우리 기업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최근 '줄사퇴'로 흔들렸던 외교안보라인 교체도 서둘렀다. 전날 김성한 전 안보실장이 사퇴한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조태용 안보실장을 임명했다. 새 주미대사는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내정됐다.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새 외교비서관도 대통령실로 출근해 업무를 인수인계받고 있다. 지난주 사퇴한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이 인수인계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은 이충면 외교비서관이 자리를 비운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소장으로 내정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외교 일정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외교가 안정돼야 경제안보 부문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보실장, 외교비서관과 달리 의전비서관 공석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의전비서관 자리는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이 사퇴한 뒤 김승희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전비서관은) 당분간 직무대리로 운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승희 의전비서관 직무대리는 김건희 여사 대학원 최고위 과정 동기로 '사적채용' 논란이 있었던 인물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