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바이오벤처 지아이이노베이션이 3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수요예측에서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70% 이상 웃돌며 부진을 만회했다. 침체됐던 바이오 투자 심리에도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상장 첫날 강세를 보이며 이날 오후 1시 현재 2만2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초가보다 17.15% 오른 수치다. 공모가와 비교해서는 70.77% 급등한 금액이다. 시초가는 공모가인 1만3000원보다 45% 높은 1만8950원으로 형성됐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한때 장외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고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당시 기업가치를 약 7000억원으로 평가받으며 주목받았지만 부진한 증시 여건을 감안해 몸값을 대폭 낮춰 상장에 나섰다.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공모자금을 활용해 임상 개발을 집중 진행해야하는 만큼 상장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희망범위(1만6000~2만1000원) 보다 약 19% 낮은 1만3000원으로 확정돼 기대에 못 미쳤다.
회사 측은 “수요예측을 앞두고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이슈 부각으로 투심이 위축된 것이 변수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요예측에 563곳의 기관이 참여하고, 해외기관 참여율이 34.4%로 높게 나타난 점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혔다. 이어진 일반청약에서는 최종 경쟁률이 약 262.2 대 1로 집계되며 선방했다.
2017년 설립된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이중융합단백질을 기반으로 면역항암제와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한다. 이중융합 면역항암제 'GI-101'과 'GI-102', 알레르기치료제 'GI-301'이 임상 단계에 있다.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하는 면역항암제 'GI-104', 'GI-108', 알레르기치료제 'GI-305' 등은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중 GI-101은 2019년 심시어에 7억9000만달러(약 1조원), GI-301은 2020년 유한양행에 1조4000억원에 기술이전했다.
회사는 공모 자금을 주요 파이프라인 임상시험, 후속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 연구설비 확충에 사용할 계획이다. 5년 내 5건의 추가 기술이전도 추진한다. GI-301은 연내 일본 기술 이전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고, GI-101과 GI-102은 내년 글로벌 기술 이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는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파이프라인 확보, 신약 연구개발 및 기술 이전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고 적극적인 IR과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치며 주주가치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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