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시에 늘어나며 1년 2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지만 반도체 생산은 14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산업생산지수는 109.4(2020=100)로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전산업생산은 작년 10월(-1.1%)과 11월(-0.5%) 감소한 뒤 12월부터는 소폭 상승해왔다. 그러나 광공업생산은 제조업 생산이 3.1% 줄면서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7.1%, 지난해 2월 대비 41.8% 급감했다. 반도체 생산의 전월 대비 감소 폭은 2008년 12월(-18.1%) 이후 최대다.
제조업 재고율은 전월보다 0.7포인트 내렸지만 120.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운수·창고, 숙박·음식을 중심으로 0.7% 늘었다. 날씨와 코로나19 유행 둔화로 외부 활동이 늘면서 대면 업종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08.4(2020=100)로 5.3% 증가했다. 소비는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2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저효과와 날씨, 할인 행사, 전기차 보조금 재개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설비투자도 기계류 투자가 늘어나면서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건설기성도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이 늘어나 6.0% 증가했다.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가 모두 증가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라 반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0.3포인트 내렸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과 소비, 투자가 늘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 전환했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하락 흐름이 컸던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소비가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경제 흐름을 좌우하는 반도체 부문이 호전될 기미가 나타나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