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조명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제 조명 컨소시엄인 '자가(Zhaga)' 표준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조명 분야 호환 환경을 구축하고, 핵심부품 재사용으로 순환경제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조미령 한국광기술원(KOPTI) 디지털조명연구본부장(책임연구원)은 다양한 조명분야 애플리케이션을 연구개발(R&D)하고 제품 상용화를 위한 국가 및 국제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한국광기술원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가 컨소시엄 정규 회원으로 가입하는 데 기여했다. 국제회의에 참석해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그 내용을 국내 조명 제조사에게 보급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그는 무전극램프 국산화를 시작으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가시광통신조명, 조명엔진, 시스템조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 등을 개발했다. 100여편 논문과 40여건 특허를 출원·등록하고 기업에 기술이전해 사업화를 유도했다. 최근에는 빛환경 원천연구,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홈, 제조서비스 융합연구, 광융합 디지털치료제 등 미래 조명 융합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리빙랩 실증을 통해 신뢰성있는 데이터를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 본부장은 “불면개선과 수면질 향상을 위한 광자극 호르몬제어 조명기술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에서 광자극과 호르몬 상관성을 분석하고, 수면케어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근무환경이 변화되며 워케이션에 대한 이슈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이나 팀 단위 원격근무 유형에 따른 인테리어 추천과 공간관리 제품 및 서비스도 개발해 실증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광주시를 실증지로 선정해 스마트그리드 체험단지를 구축하기 위한 미래형 전력서비스 모델을 통해 공유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생산한 전력을 공동체가 가상 신재생에너지 형태로 이용해 개별 수용가 단위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TC 34(조명), TC 110(디스플레이)과 국제표준화기구(ISO) TC 274(빛과 조명), TC 301(에너지관리 및 에너지절감) 등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표준 제정 7건, 개정 1건을 추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IEC 1906 어워드와 3차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수 단체표준과 KS 제개정을 실현했으며 최근에는 식물성장용조명, 집광채광시스템 빌딩정보모델(BIM) 등 국제표준화도 추진하고 있다.
조 본부장은 “4~6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는 자가 국제회의에 참석해 우리나라 제품 규격이 적용될 수 있도록 개정안을 제안할 예정”이라며 “자가 표준화를 통해 다양한 공급자의 제품 호환이 가능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생산 설비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LED 조명에서는 우리나라가 주도권 확보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스마트조명 만큼은 자가 표준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수출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