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가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데믹 전환 후 성장세가 둔화된 국내 시장보다 잠재력 높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비중을 두는 모습이다. 글로벌 e커머스와 협력은 물론 해외 거점 물류센터 설립, 자체 플랫폼 구축 등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등 택배업계 3사는 지난해 글로벌 사업에서 나란히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이뤘다.
CJ대한통운 글로벌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3.2% 증가한 5조61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매출이 5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대비 매출 비중은 39.4%에서 41.7%로 2.3%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중이 줄어든 계약물류(CL)·택배 사업과 대비된다. 글로벌 사업 영업이익은 969억원으로 전년 대비 50.4% 증가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또한 글로벌 매출 신장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글로벌 사업 매출은 1조388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8% 성장했다. 매출 비중은 34.7%로 택배·공급망관리(SCM) 사업 부문을 앞질렀다. 같은 기간 한진도 글로벌 사업 매출이 15.8% 성장한 233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택배 3사는 글로벌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 비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까지 코로나 특수를 누린 국내 택배 시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엔데믹 전환, 시장 포화 등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글로벌 시장은 초국경택배(CBE)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가파른 양상을 띠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은 CBE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CBE 물류는 해외직구·역직구 등 국가 간 e커머스 상품의 통관·관리·배송 등을 하는 물류 사업을 말한다. CJ대한통운은 현재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최대 건강식품 쇼핑몰 아이허브의 글로벌 권역 물류센터(GDC)를 증축하고, 해외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하루 직구 물량 3만5000개의 박스를 처리할 수 있는 인천 국제특송센터(ICC)도 처리 능력을 6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한진은 글로벌 개인간거래(C2C) 직구 플랫폼 '훗타운'을 선보였다. 기존 '이하넥스' 해외상품 배송대행 서비스에 개인 간 상품거래·정보교류 기능을 통합한 신규 플랫폼이다. 올해 초에는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대표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했다.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1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또한 지난해 12월 헝가리 사무소를 법인으로 승격하고 유럽 물류시장 공략에 나섰다. 앞으로 △암모니아 해상운송서비스 △컨테이너 운송사업 확대 △제약·바이오 항공물류 인증(CEIV) 획득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 물류사업을 선점하고 핵심 인프라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미국, 인도, 베트남 등 전략국가 중심으로 글로벌 물류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