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2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현지 유명 군사 블로거가 사망한 폭발 사건의 용의자가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이번 사건 용의자인 26세 여성 다리야 트레포바를 체포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테러 공격은 소위 반부패재단 소속 요원의 도움을 받은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의해 계획됐다"고 전했다. 반부패재단은 현재 수감 중인 나발니가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폭로를 위해 2011년 설립한 단체다.
국자반테러위는 용의자인 트레포바가 반부패재단의 적극적인 지지자라고 주장했다. 현지매체들은 법원 기록을 인용해 그가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전 시위에 참여했다가 구금된 적 있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테러 행위"라며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이 연루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2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는 강력폭약 TNT를 쓴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블라드랜 타타르스키(본명 막심 포민)로 5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블로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활동을 해 왔다.
사건 발생 당시 타타르스키는 카페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있었는데, 한 여성이 그에게 선물한 조각상에 폭발물이 들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트레포바가 용의자로 검거됐다. 3일(현지시간) 내무부가 공개한 영상에서 트레보바는 “나는 그곳(사건이 발생한 장소)에 조각상을 가지고 갔고 (물체는) 폭발했다”며 “살해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구금됐다”고 했다.
다만 그는 조각상을 카페로 가져간 행위만을 인정했을 뿐, 누가 조각상을 건넨 것인지 등 배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폭사한 타타르스키에 용맹 훈장을 사후 수여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