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정찰풍선이 지난 2월 미국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민감한 미군기지 지역에서 정보를 수집했으며, 중국으로 실시간 전송도 가능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NBC 방송은 3일(현지시간) 전현직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 측이 원격으로 제어하던 풍선이 8자 형태를 그리며 선회하는 등의 방식으로 군 기지 상공을 수차례 반복적으로 오갔다고 전했다.
이 풍선이 탈취한 정보의 대부분은 무기 시스템에서 발신되거나 부대 근무 인원들이 주고받는 전자 신호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군 부대 내 잠재적인 정찰대상의 위치를 이동시키거나 풍선의 전자신호 탐지를 방해하는 방식 등으로 대응해 추가적인 정보 수집을 막아낼 수 있었다.
해당 풍선에는 원격 작동이 가능한 자폭장치도 설치돼 있었으나, 발견부터 격추로 이어지는 과정에 실제 작동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중국 측이 폭발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인지, 단순 오작동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정찰 풍선은 지난 2월 1일 몬태나주 상공에서 민간인에 목격되며 그 존재가 공개됐다. 몬태나주에는 미국의 3개 핵미사일 격납고 중 한 곳인 맘스트롬 공군기지가 있어 정찰풍선이 정보 수집 목적으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 풍선은 지난 1월 28일 미국 알래스카주 상공에 들어오면서 처음으로 미국 영공에 침입했고, 미 당국은 2월 4일 동부 해안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하고 잔해를 수거해 분석해왔다.
당시 미국 정부는 인명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풍선이 바다 위에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NBC는 이 풍선의 크기가 스쿨버스 3대 크기에 육박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이 풍선이 "기상 관측용 민간 비행선"이라며 격추에 나선 미국을 강력히 비난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