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법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형사기소된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CNN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 출석해 34건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서 확인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모두 34건으로, 모두 기업 문서 조작과 관련됐다.
특히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 외에도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 대한 입막음 돈 지급과 관련해 기업 문서를 조작한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와 맥두걸 외에 또 다른 인물에게도 입막음용 돈을 지불했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 검사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 "불리한 정보와 불법 행위를 유권자들에게 숨기기 위해 기업 정보를 조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인부 절차를 마친 후 언론이나 지지자를 향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곧바로 차량에 탑승해 뉴욕 라과디아 공항으로 이동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머그샷(피의자 식별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페인 팀은 그의 머그샷 이미지가 담긴 티셔츠를 36달러(약 4만7000원)에 내놨다.
이 티셔츠에는 기소 날짜가 적혀있으며, '무죄'(Not Guilty)라고 써있다. 또한 약 190cm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키가 195cm로 과장됐다.
이 티셔츠는 트럼프 캠페인 상품 매장에서 36달러에 구입할 수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인 경우 47달러(약 6만2000원)를 기부하면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의자들은 신분 확인 등을 위해 머그샷을 촬영해야 한다. 다만 뉴욕 당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이 유출될 가능성을 감안해 이를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