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및 인하율 조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새 변수로 등장했다. 주요 산유국의 추가 감산 결정으로 인해 국제유가 상승이 예견되면서 물가 잡기에 나선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게 됐다.
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한국 도입 비중이 가장 높은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이 이달 들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1월 배럴당 80.41달러를 시작으로 2월과 3월 각각 81.10달러, 78,51달러를 찍은 뒤 현재 84.6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두바이유를 비롯한 국제유가가 이달 들어 급등한 배경엔 석유수출국기구(OPEC),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 OPEC플러스(OPEC+)의 추가 감산 합의가 있다. 결정 직후인 지난 3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85.08달러를 기록, 올해 최고치를 넘어섰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감산 결정 이후 올해·내년 말 국제유가 가격 전망치를 종전 대비 각각 5달러 상향 조정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경제 활동을 본격 재개하는 올해,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유류세 인하 조치 일몰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정부는 2021년 11월부터 석유제품의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했다. 2021년부터 이듬해 4월까지 20%의 인하폭을 적용했고 5월부터 6월까지 30%, 7월부터는 37%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12월엔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만 25%로 조정, 올해 4월까지 인하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국제유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유류세 인하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새 변수로 등장하면서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유류세 인하율 축소와 국제유가 상승이 맞물리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현재 휘발유는 리터당 205원, 경유는 212원,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73원의 가격 하락 요인이 발생했다. 6일 현재 전국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1604.38원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가면 주유소 판매가격은 리터당 200원 이상 상승할 공산이 크다. 지난해 1, 2월 사이 두바이유 가격이 월평균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승하자 3월 국내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1700원대에서 1900원대로 수직상승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단기, 중장기 추이 등을 예상, 반영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시행령 개정 등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해 되도록 이른 시점에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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