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韓 SW 원천기술 확보, 빠른 속도로 성장

세계 1위 미국과 격차 1년 남아
응용SW 기술개발 전단계 두각
시스템SW 기초연구 다소 열위
정부 전략적 정책 마련 시급

[스페셜리포트]韓 SW 원천기술 확보, 빠른 속도로 성장

세계 각국이 인공지능(AI)·데이터·클라우드 등 디지털 혁신을 가속 중인 가운데 이를 위한 핵심 요소인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미국과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용 SW 분야에선 미국 다음으로 경쟁력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소프트웨어 강국' 정책이 성과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SW 기초단계에선 다소 열위에 있어 국가적 전략 투자가 시급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시스템·응용 SW, 기술 격차 축소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서 매년 실시하는 'ICT 기술수준 조사' 결과 중 최근 5년(2016년~2021년)간 SW 분야 결과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시스템 SW 분야에서 미국 대비 기술 격차가 1.0년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0.9년으로 가장 짧았고, 우리나라, 유럽(1.0), 일본(1.4년) 순으로 집계됐다.

기술 격차는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 기술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소요되는 예상 시간을 의미한다. 기술 수준은 미국을 100으로 보고 국가별 기술 수준에 대한 전문가 평가 결과로 측정된다.

우리나라는 2016년만 해도 미국 대비 시스템 SW 기술 격차가 2.1년에 달했다. 2018년 처음 2년 아래로 떨어졌고 2020년부터 2년 연속 1.0년을 기록하며 5년간 1.1년을 축소했다.

응용 SW 분야에서도 기술 격차를 좁혔다. 유럽이 0.6년으로 가장 적었고 한국(0.8년), 중국(0.9년), 일본(1.1)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16년 1.8년에서 5년 만에 1년이나 좁혔다. 같은 기간 2.0년에서 1.1년을 줄인 중국에 비해 근소하게 뒤처졌다.

◇응용 SW 전 영역 기술 경쟁력 확보

우리나라는 응용 SW 분야에서 기술개발 단계(기초, 응용, 사업화)별 기술 수준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응용 SW 기초단계 기술 수준은 2021년 기준 미국(100)이 가장 높고, 유럽(93.0), 한국(90.8), 중국(90.6), 일본(89.9) 순으로 조사됐다.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미국을 맹추격했다. 우리나라의 응용 SW 기초단계 기술 수준은 2016년 78.1에서 5년 만에 12.7이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17.1 증가한 중국에 이어 가장 큰 증가폭이다. 각각 5.6 늘어난 유럽, 일본과 대비된다.

응용 SW 응용단계 기술 수준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2021년 기준 94.2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중국(93.1), 유럽(92.6), 일본(91.6)을 앞섰다. 5년간 증가폭은 14.2로 일본(7.3), 유럽(5.3)을 웃돌았다. 다만 중국(18.1)에는 뒤처졌다.

우리나라는 응용 SW 사업화단계 기술 수준도 세계적이다. 2021년 기준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93.5)을 기록했다. 뒤이어 유럽(93.2), 중국(93.1), 일본(91.4) 순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응용SW 사업화단계 기술 수준은 매년 큰 폭 향상됐다. 2016년만 해도 세계 최고기술 보유국 대비 78.0에 불과했지만 5년 만에 15.5 증가했다.

◇시스템 SW, 中에 추격 숙제

우리나라는 시스템 SW 분야에서는 다소 열위로 나타났다. 시스템 SW 기초단계 기술 수준은 2021년 기준 미국(100), 유럽(91.1), 중국(89.6), 한국(88.9), 일본(86.7) 순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중국은 2016년과 비교해 18.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상승폭(12.9)을 크게 앞섰다.

다만 각국 2021년 시스템 SW 기초단계 기술 수준은 전년과 동일했다. 미국이 시스템 SW 기초단계에서 우위를 전년과 동일 수준으로 유지한 반면에 나머지 국가들은 추격 성과가 미흡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스템 SW 응용단계에선 기술 수준이 미국 다음(91.5)을 기록했다. 유럽(91.2), 중국(90.9), 일본(87.3)을 앞섰다. 기술 수준은 매년 향상했다. 2016년만 해도 76.3으로 중국(71.8) 다음으로 낮았지만 2019년 88.6으로 일본(87.7)을 추월했고 2021년 유럽을 넘어섰다. 특히 유럽은 2018년 93.5, 2019년 91.2, 2020년 91.1 등 기술 격차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국이 우리나라를 추월할 기세다. 중국의 시스템SW 응용단계 기술 수준은 2016년 71.8에서 2021년 90.9로 19.1 만큼 향상됐다.

우리나라는 시스템 SW 사업화단계 기술 수준에선 중국에 역전 당했다. 미국이 가장 높고 중국(92.8), 한국(92.6), 유럽(90.6), 일본(88.3)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2016년 기술 수준이 71.8에서 2017년 81.2, 2018년 83.0, 2019년 88.5로 가파르게 상승했고 2020년 90.6으로 90대를 넘어선 데 이어 2021년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을 전부 역전했다. 다만 우리나라 상승폭은 중국 못지않았다. 2016년 75.4와 비교해 1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상승폭 21.0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전략적으로 시스템 SW 지원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국내 시스템 SW 시장은 IBM, 오라클 등 외국 기업이 대부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봉강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AI정책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SW 기술 수준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중국 등에 비해 미흡하고, 향후 경쟁국에 추월당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디지털 전환 근간이 되는 SW 기술 경쟁에 대응하는 국가 차원 노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SW 응용·사업화 단계는 비교대상 국가 대비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기초단계는 다소 열위에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SW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SW 분야 기초연구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