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한국인 체형을 생활의 편리함과 잇다

신동준 KATRI 원장
신동준 KATRI 원장

우리 사회는 산업혁명 이후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급자 중심 생산과 공급에 집중했다. 이는 과잉 생산 문제를 초래했고, 여러 환경·사회 문제를 촉발했다. 최근에는 지속 가능한 경영과 디지털전환(DX) 트렌드에 따라 다양성과 차별화가 강조되면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과잉 생산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자원 낭비를 줄이면서도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방법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품질과 정확도 높은 '인체 치수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979년부터 5년 주기로 현재까지 40여년 동안 한국인 인체치수 측정·보급 사업을 추진, 한국인의 인체 변화상을 보여 줬다. 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인체 측정사업이다. 현재까지 데이터를 1500만개 이상 축적·보급하면서 한층 편안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국표원과 인체치수 측정 보급 사업(사이즈코리아) 위탁 수행기관인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은 6일 사이즈코리아 사업 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인체치수 측정, 보급, 활용 등 3개 사업에서 거둔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는 한편 사이즈코리아의 현주소와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표원과 KATRI는 먼저 측정 사업 성과로 70세 이상 고령자 인체치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령자 인체치수를 활용한 휠체어, 욕실용품, 이동용품을 비롯해 근력 향상용 압박제품 등 활용 분야를 설명했다. 보급 사업에서는 사이즈코리아 데이터를 활용한 사진 기반의 사이즈 측정 솔루션 애플리케이션 개발 사례를 공유, 눈길을 끌었다. 또 한국인 체형에 최적화한 자전거 개발 사례 등 컨설팅 성과물을 전시·발표하면서 인체치수 데이터 활용 성과를 공유했다. 활용 사업 성과로는 DX를 위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 제시가 있다. 개인 인체치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성한 사용자의 아바타가 가상 공간 매장을 방문해서 추천받은 제품 사이즈로 구매할 수 있는 메타버스 기반 커머스 공간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쇼핑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을 최소화할 서비스 고도화 방안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3차원(D) 인체 형상을 활용한 자세와 균형 분석, 대사성 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 진단 등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하면서 사이즈코리아 데이터의 무한한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이즈코리아 센터 전경
사이즈코리아 센터 전경

KATRI는 1965년 창립 이후 섬유패션, 소재부품, 화학, 환경, 바이오헬스,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전문 시험·검사·인증기관이다. 2021년부터 사이즈코리아 데이터 보급 사업을 주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 기술 보급에 따라 산업 현장은 물론 우리 일상에도 빠르게 DX가 확산하고 있다.

앞으로 사이즈코리아 데이터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되면서 한국인의 생활을 한층 편리하게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KATRI 사이즈코리아사업단은 앞으로도 인체치수 데이터 활용을 지원, 우리나라 국민에게 한층 편안한 제품과 안락한 공간설계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다.

신동준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 원장 oakjooweon@ka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