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신성장동력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성장성 높은 스타트업에 투자해 협업을 통한 기존 사업 시너지 창출은 물론 신사업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달 31일 잠실 롯데월드몰에 '미니언즈'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블랭크의 지식재산권(IP) 커머스 자회사 '영차컴퍼니'와 협업해 설치한 공간이다. 식음료(F&B)에 IP를 접목한 '돈워리 모리스' 카페도 함께 열었다. 캐릭터 제작은 물론 카페 콘셉트, 굿즈까지 영차컴퍼니가 롯데의 컨설팅 의뢰를 받아 진행했다.
앞서 호텔롯데는 지난해 8월 블랭크 지분 18%를 인수하며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양 사는 올해 IP 사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선다. 영차컴퍼니 IP 전문 역량에 롯데월드 등 호텔롯데 엔터테인먼트 인프라를 접목하는 방식이다. 양 사는 상반기 중 잠실 롯데월드 지하 1층에 MZ세대를 겨냥한 대형 굿즈 매장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모듈러 하우스 전문 스타트업 '스페이스웨이비'에 10억원 규모 지분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모듈러 건축은 건물 벽체를 포함한 전기·수도·창호·기본 마감재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올해 관련 시장 규모는 약 2조4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현대리바트는 빌트인·리모델링 중심의 인테리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모듈러 하우스로 넓힐 계획이다. 모듈러 하우스에 최적화된 주방가구, 창호 등을 개발하고 고객 특성을 분석해 고품질 모듈러하우스 패키지도 만들 계획이다.
CJ그룹은 유망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오벤터스 6기 참가기업 모집에 나섰다. CJ는 지난 2019년 오벤터스를 시작해 지금까지 4년간 총 40개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최대 12팀까지 선발한다. 오는 7월부터 약 4개월에 거쳐 멘토링과 투자 컨설팅, 데모데이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경기침체, 고금리 등으로 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유통가 투자는 꾸준한 편이다. 신사업에 직접 진출하기보다는 잠재력 높은 스타트업에 투자해 시장 기반을 다지고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전략이다. 단순 자금 투자를 넘어 사업 시너지 창출, 인수합병(M&A)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 사례가 늘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유통가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시대'를 맞아 전문성을 갖춘 스타트업에 투자해 시장 기반을 다지고 사업 시너지를 도모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시장 기반·진출 가능성 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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