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2023년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 5세대(5G) 통신 중간요금제 도입으로 실적 저하가 우려됐지만 수익성이 본궤도에 오르며 선방했다. KT의 경영 불확실성과 추가 요금제 개편, 알뜰폰 활성화 등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가 올해 실적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가 1조3022억원으로 집계됐다. 최대 실적을 낸 지난해 1조320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합산 매출은 2.2% 증가한 14조3933억원으로 추산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매출 성장과 함께 이익 개선도 이뤘다. SK텔레콤 영업이익 전망치는 6.8% 증가한 4619억원, 영업이익률은 0.4%포인트(P) 늘어난 10.5%로 예상됐다. 이통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어섰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 역시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8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늘었다. 이익률은 0.3%P 증가한 8.0%로 추정된다.
반면에 KT는 홀로 이익이 줄었다. KT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556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1.2% 감소했다. 지난해 부동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수익(746억원)이 발생한 데 따른 역기저 효과 때문으로, 일회성 이벤트를 제외하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통 3사는 전반적으로 5G 가입 확대와 비용 효율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3사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요구에 발맞춰 지난해 9월 24~31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를 내놨다. 이로 인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하락 등 단기적 수익 감소가 예상됐지만 기존 5G 가입자의 요금 하향(다운셀링) 수요가 크지 않으면서 올 1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3월 데이터 추가 제공과 5G 중간요금제 출시로 1분기 실적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었지만 유·무선의 안정적 성장세와 효율적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요금이 높은 5G 가입자가 늘고 소모적 비용 지출을 억제하면서 이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 1월 기준 이통 3사의 5G 가입자 수는 약 2837만명으로 전체 비중도 50%를 넘어섰다. 5G 중간요금제 가입자 수는 이통사가 영업비밀이란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42만명 수준임을 고려하면 1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SK텔레콤에 이어 KT, LG유플러스도 30~110GB 구간의 중간요금제를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의 가계 통신비 인하 요구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은 통신사 실적에 변수다.
특히 KT는 경영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올해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짧게는 3개월에서 6개월은 최고경영자(CEO)가 부재한 만큼 경영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