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여 개 출판물을 불법 복제한 PDF 파일을 대량으로 유통한 복사업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된다. 최근 대학가 커뮤니티 사이트 등 온라인에서 출판물을 스캔한 디지털 파일을 영리 목적으로 불법 거래하는 행위가 성행함에 따라 출판계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체부 산하 특별사법경찰관이 엄중 단속에 나선다.
구입한 책을 집에서 스캔해 디지털 파일로 만들거나, 필기를 위해 복사본을 만들어 혼자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 하지만 저작자 허락 없이 전문 복사업체에 맡겨 스캔하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된 사적복제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 이 파일을 중고장터나 대학가 커뮤니티 등에서 판매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따라 시정권고 대상이 되며, 저작권자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받거나 형사고소를 당할 수 있다.
문체부는 한국저작권보호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2023년 3월 한 달간 신학기 대학가에서 불법 출판복제물 유통을 근절하고자 온·오프라인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예방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온라인에서는 4개 커뮤니티 사이트를 점검해 PDF 파일 불법거래 게시물 총 342건을 확인, 시정 권고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전국 267개 대학 인근의 600여 개 복사 업체를 대상으로 계도·홍보 활동 689건, 수거·삭제 46건 등 출판 저작권 침해 예방 및 보호조치도 시행했다.
이 중 일부 복사 업체에서 PC, 대형복사기, 제본기 등을 갖추고 3000여 개의 출판물을 불법 스캔한 후 이를 제본하거나 이메일 등으로 전송해 영리를 취하는 방식으로 저작권자의 복제권을 침해한 혐의가 확인됨에 따라 저작권법 위반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
한국저작권보호원과 함께 전국 대학교 교직원과 대학가 복사업체, 커뮤니티 사이트를 이용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불법복제 PDF 파일 거래는 저작권 침해임을 알리는 계도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임성한 문체부 저작권국장은 “미래의 저작권자가 될 수 있는 학생이 올바른 저작권 보호 인식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민관 협력을 통해 온라인 불법 거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시정 권고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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