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발급...내수용도 '메이드 인 코리아'

'원산지 증명서'가 수출용뿐 아니라 내수용으로도 발급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부터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발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원산지증명서는 수출용 물품에 대해서만 대한상의와 관세청에서 발급하고 있다.

'국내산 원산지증명서'는 국내기업이 조달청의 공공조달 등에 입찰할 때 제품이 한국산임을 증명하는 서류다. 지난해 6월'대외무역법'에 발급 근거가 명시됐다. 이후 산업부, 조달청 등 정부부처간 협의를 통해 세부 발급기준이 마련됐고, 대한상의에서 전자발급시스템을 구축했다.

발급대상은 전자·전기기기, 기계·철강제품, 광학·의료기기, 플라스틱, 의류 등 광범위한 공산품(농산물, 식품 등 제외)이다. 국내에서 단순가공이 아닌 제조공정을 거쳐야 하고 완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국내에서 발생한 부가가치가 51% 이상이어야 한다.

그동안 원산지증명서는 수출용으로만 발급돼 물품 통관 및 관세 감면의 용도로 활용되어 왔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 가공·생산된 물품을 내수시장에서 판매할 경우는 증명서 발급기관이 없어 기업 스스로 한국산으로 기재했다가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국내산 원산지증명서'가 발급되면 기업이 원산지를 잘못 기재하는 위험을 줄이고 산업계 전반에 우수 국내산 물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공공조달에서 제품을 국내산으로 가장하는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2022년에만 국내산 원산지 표기 위반으로 관세청에 적발·단속된 건수가 287건, 금액으로는 6167억원이며 절반 가량이 공공조달에서 발생했다.

이와 관련 조달청은 원산지 중점관리 품명을 선정하고 공공조달 계약시'국내산 원산지증명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할 방침이다. 또 장기적으로 나라장터 전자조달시스템과 대한상의의 국내산 원산지증명서 시스템을 연계해 국내산 물품에 대한 원산지 관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김종태 대한상의 원산지증명센터장은 “상공회의소는 1952년부터 수출용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 왔는데 이제 국내에서 생산·유통되는 물품에 대해서도 한국산 원산지를 증명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면서 “국내산 원산지증명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우수한 제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우리 기업이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