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마약왕'이 1980년대 들여왔던 하마의 후손 중 한 마리가 최근 고속도로에서 차량과 충돌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차량은 2톤에 달하는 이 하마와 부딪혀 엉망이 됐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콜롬비아 환경당국은 11일 밤 보고타에서 메데인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사고 차량은 앞 범퍼 부분이 완전히 파괴됐다. 하마는 사고 직후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당국은 전했다.
이 하마는 한때 콜롬비아를 장악했던 '마약왕' 에스코바르가 아프리카에서 수입해 길렀던 애완 하마들의 후손이다. 에스코바르는 1980년대 안티오키아주 푸에르토트리운포에 있는 자신의 호화 주거지 안에 하마를 몰래 들여와 기르기 시작했다.
1993년 에스코바르의 사망 이후 그가 소유했던 부동산은 관광상품으로 탈바꿈했지만, 하마는 인근 마그달레나강 유역에 방치됐다.
하마는 천적 없는 이곳에서 급속도로 개체 수를 불렸다. 현재 이곳에는 150마리가 넘는 하마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 주민은 "하마가 넘쳐나서 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겁에 질려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밤에 외출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정부는 서둘러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은 현재 절반 가까운 70마리를 멕시코와 인도로 이송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으며, 관련 예산은 350만달러(약 46억원) 상당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