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에 활용 가능한 신소자를 개발했다. 기존 플래시 메모리보다 빠르고 적은 에너지로 다양한 연산을 구현할 수 있어 인공지능(AI) 컴퓨팅과 빅데이터 처리 등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아주대(총장 최기주)는 서형탁 교수(첨단신소재공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연구팀이 강유전성 초박막 소재 나노 위상 분극 도메인 정보 저장 및 스위칭 제어 기술을 이용해 연산과 비메모리 기능이 통합된 프로세스-인-메모리(PIM) 터널링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PIM은 뇌 신경회로를 모사해 메모리와 프로세서를 통합한 신개념 반도체로 미래 반도체 핵심 기술이다.
현재 반도체 집적회로는 메모리와 프로세서가 분리되어 데이터를 처리하는 '폰노이만 아키텍쳐(Von Neumann architecture)' 방식을 이용한다. 그러나 최근 AI 컴퓨팅과 빅데이터 처리 등을 위해 메모리와 프로세서 간 데이터 전달량이 증가함에 따라 처리 속도가 한계에 이르는 '폰노이만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메모리와 프로세서를 통합해 빠른 연산 처리 속도를 구현하고, 전력 소모량도 아낄 수 있는 PIM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아주대 연구팀은 PIM 신소자 개발을 위해 헤프늄-지르코늄 복합산화물(HfZrO: HZO)에 주목했다. HZO는 차세대 저전력 트랜지스터 후보군인 음의 정전저항기반 트랜지스터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외부 전기장에 따라 비휘발성 분극이 강하게 일어나는 강유전성을 가진다. 특히 3차원 구조 집적회로 핵심 공정인 원자층 증착이 가능해 반도체 분야에서 널리 연구 개발되고 있는 소재다.
이번에 개발한 소자를 이용하면 80나노 초(nsec)에서 쓰기 및 읽기 동작이 가능하고, 온·오프(on·off) 비율, 스위칭 반복성(Endurance), 비휘발성(데이터 저장 시간) 기능이 모두 기존 소자 대비 우수하다. 더불어 아주대 연구팀은 하나의 단위 소자에서 비휘발성 스위칭 조합을 이용, NAND, NOR, OR, AND 등 총 14가지 논리 연산 기능을 다치레벨로 구현해 비휘발성 PIM의 필수 특성을 모두 확인했다.
서형탁 교수는 “AI 컴퓨팅과 빅데이터 처리 등을 위해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를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현재 양산 공정이 확보된 강유전성 소재를 기반으로, 나노 도메인 분극화를 이용해 정보를 비휘발성·다중레벨로 구현한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리콘 접합 구조의 터널링 소자 구조를 구현해 양산 공정 적용이 가능하다”며 “AI형 컴퓨팅에 적합한 회로 개발을 위해 다른 분야 연구자와 협업해 상용화를 목표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내용은 나노융합기술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스몰(Small)' 3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아주대 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쿠마 모히트(Mohit Kumar) 교수가 제1저자로, 아주대 대학원 한승익·안영환·전예린·박지영 학생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서형탁 교수는 교신저자로 함께 했다.
수원=김동성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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