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료연구원이 '기술사업화'에 초점을 맞춰 기업지원사업을 고도화한다. 기업지원 시작과 끝을 사업화 성공에 두고, 지원사업 성과와 참여 연구원 평가도 사업화에 따른 기업 매출 향상을 비롯한 실질적 결과물로 판단한다.
한국재료연구원(원장 이정환, 재료연)은 자체연구사업인 '종합서비스 기업지원사업' 3차년을 맞아 '기술사업화를 통한 기업 성장'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기업성장을 실질 지원하는 기술사업화 맞춤형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
사업명도 구체적으로 '재료연 소재부품 기업지원'으로 바꾸고 브랜드화해 재료연과 기업이 함께 지속 성장하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간다.
재료연은 지난 2년 동안 추진한 '종합서비스 기업지원사업' 성과 분석 결과 기업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를 토대로 올해부터 사업 핵심목표인 기업 중심 기술사업화를 달성할 때까지 보유 기술과 예산을 중장기 지원한다. 사업 성과를 기업 연구개발(R&D)과 기술혁신으로 연계해 기업 신사업 창출, 신제품 사업화 성공으로 완성한다.
자체 연구사업인 종합서비스 기업지원사업을 포함해 재료연의 올해 기업지원사업 예산은 총 70억원에 육박한다.
종합서비스 기업지원사업은 재료연이 2021년 자체 연구사업으로 시작한 기업지원사업의 하나다.
기존 기업지원사업인 '소재부품산업 기술서비스사업'은 동기부여 부재, 연구원 참여 부진, 한정된 예산, 단발성 지원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국가 재원을 투입한 출연연 주요(당위)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성과 창출에 한계가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올 초 발행한 '정책 제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출연연 기업지원사업은 대부분 단순 기업 애로기술 해결에 그쳤다. 출연연 소속 연구원은 기업지원사업 참여를 기피하고 공급자 위주 운영방식 등으로 기업 만족도도 낮았다. 이에 보고서는 각 출연연 특성에 맞는 특화 기술지원, 기업 접근성 향상, 지원 선순환 구조 확립을 개선 방향으로 제시했다.
재료연 '종합서비스 기업지원사업'은 자체 예산을 투입하고 기업 매출 향상을 비롯한 실질적 성과 창출에 목표를 둔 것이 특징이자 차별화 요소다. 사업 성과는 '사업화 성공'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출연연에서 자체 예산은 상대적으로 귀한 돈이다. 통상 연구원 복지 분야나 중장기 발전을 위한 내부 연구장비, 설비구축에 사용한다. 그래서 자체 예산 투입사업은 사업비 관리는 물론 이를 사용하는 연구원이나 기업의 책임감을 높여 준다.
재료연은 사업 참여 연구원과 기업에 예산을 직접 지원하고 사업화 성공에 따른 인센티브(기술료)를 제공해 연구원과 기업의 도전과 참여를 촉진했다. 과제도 개방형으로 제안해 연구원은 개인 연구성과를 활용할 수 있고 기업도 필요한 분야에서 다양한 과제를 제안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사업 수행 후 성과에 따라 정부 또는 자체 후속사업을 연계 지원해 사업화 성공까지 중장기 지원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점도 차별화 요소다.
재료연은 지난해 12월 '기업지원플랫폼'을 개발 구축해 기업지원사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기업지원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원기업 비즈니스 분야와 수요기술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분석해 과제 성공 수행과 기업지원 효과에 시너지를 창출한다.
플랫폼은 기존 기업지원사업의 부서별·과제별 정보를 통합하고 연구원과 기업 간 실시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 기업 접근성이 높다. 네트워크 망분리(내부망+외부망에 방화벽 설치)를 통해 참여기업도 신속하게 플랫폼에 접속해 과제 및 지원 현황을 공유한다.
재료연은 기업지원 과제와 현황은 물론 원내외 공동연구, 기술이전 정보를 플랫폼 내 통합해 모든 기업지원 프로세스를 데이터 기반으로 운용하고 있다.
사업 성과 및 평가도 한국평가데이터, 기업정보플랫폼(CRETOP)에서 제공하는 기업 매출 추이, 순이익 등 정보와 연계해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도출한다. 사업 성과분석을 완료하면 '기업 CEO 리포트'를 발간해 연구원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방안도 제공한다.
기존 관리시스템은 공급자 중심 사용환경으로 인해 각종 정보들이 수요자(기업)에 제공되지 않았다. 애로기술지원, 기술이전 관리, 시험검사서비스, 장비활용, 소재정보 제공 등 기업 연계 업무는 담당 부서에서 개별 관리했다. 수요자 접근성은 떨어졌고 지원 프로그램 간 연계성도 부족했다.
'종합서비스 기업지원사업' 성과 분석결과 사업 시행 첫해인 2021년도에는 16개 참여기업 가운데 12개 기업 매출이 증가했고 증가액은 합계 1091억원에 이른다. 11개 기업이 48명 신규인력을 채용했고 32억원 비용 절감 등 경제적 효과도 거뒀다. 마케팅 지원 6건, 신규 판로개척 1건도 완료했다. 투입 예산 6억원에 사업 기간 9개월을 고려할 때 획기적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16개 참여기업 가운데 12개 기업이 429억원 매출을 추가로 올렸고 약 30억원 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 13개 기업이 총 40명 신규인력을 고용했다. 마케팅 지원 2건, 신규 판로개척 3건, 신사업 기획 지원 1건 등을 완료했다.
2021~2022년 사업 참여기업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13개 기업이 5건의 정부사업을 수주해 R&D 자금을 확보했다. 25%에 해당하는 8개 기업은 재료연 보유기술을 이전받아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원순호 재료연 기업지원실장은 “출연연 기업지원 성과를 높이려면 기업지원시스템 혁신적 개선, 실천 전략 명확화, 참여기업 인식 전환, 참여 연구원 인센티브 강화로 자발적 참여 유도가 필요하다”며 “재료연은 이 같은 개선 사항을 신규 기업지원 프로그램·플랫폼에 도입해 출연연 기업지원 성공 롤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 ( )안은 직접비, 파란색 글자는 예상 금액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