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에서 디지털 혁신을 꽃피우기 위한 다양한 어젠다와 방향이 제시됐다. 디지털지역혁신포럼은 지난 2월 6일 제주도에서 출범식을 가진 데 이어 20일 '제2차 디지털지역혁신포럼'을 포항에서 열었다.
글로벌 기업 인큐베이팅 공간인 포스코 체인지업그라운드에서 이틀간 이어지는 이번 포럼은 경북도와 포항시가 주최하고, 포항테크노파크 경북SW진흥본부와 한국IT서비스학회가 주관했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포스텍, 포스코홀딩스, 전자신문사가 후원했다. 주제는 '더 나은 일상을 향한 경북의 디지털 혁신'이다.
인구감소·지역소멸 위기를 맞고 있는 경북의 당면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제시하고 지역혁신 메시지를 경북 전역으로 확산해 지역민 삶의 질 향상을 꾀하자는 취지다. 디지털 정부를 구현하고 경북지역 공동체를 더 나은 삶으로 이끌기 위한 디지털 혁신 아이디어를 상시 의제화하겠다는 것이 이번 포럼의 의미다.
포럼에서는 경북지역 디지털 전환 정책과 기본 구상을 담은 여러 제언과 지역 디지털 혁신방안 전략이 소개됐다. 첫날인 20일에는 차경진 한양대 교수(디지털지역혁신포럼 운영위원) 사회로 권헌영 한국IT서비스학회장이 기조강연, 서영주 포스텍 교수, 정수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지역디지털혁신추진단장, 김천희 포스코홀딩스 리더가 각각 주제발표했다.
권헌영 회장은 '지역공동체와 민주주의의 핵심기반, 디지털지역혁신' 주제 기조강연에서 “우리나라는 1988년 이후부터 지방자치법 개정을 통해 지방자치제를 적극 시행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민자치, 지방분권을 목표로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지방자치는 중앙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단체자치와 지방균형발전이라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지방에서도 시민 전체를 위한 정치가 아닌, 일부 특정 세력을 위한 정치가 이뤄지고 있어 문제”라며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창의와 새로운 도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역동적 지방자치 혁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자치 혁신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달성할 수 있고, 디지털 지역혁신은 이미 현 정부의 디지털 플랫폼정부 정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디지털 기술을 통해 주민들에게 직접 편의를 제공하고 디지털 경제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게 된다”면서 “주민들이 직접 각종 데이터를 통해 정책을 제안하고 참여해야만 역동성있는 지역 활성화가 가능하게 된다. 진정한 지방자치를 달성하려면 디지털 지역혁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영주 교수는 '경상북도 디지털 대전환 전략수립을 위한 제언'이라는 주제를 통해 “디지털전환(DT)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운영 방식과 사용자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라며 “디지털 기술을 단지 기존 시스템에 적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중인 전체 시스템의 근본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현재 거대 인공지능(AI) 기술들이 우리 생활 속에 파고들어오면서 예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놀라운 경험을 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고, 그 파급효과가 커 변화의 흐름을 늦추거나 거부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또 “미래 세계는 이런 기술로 인해 국가간 빈부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며 특히 중소기업이 많은 경북도는 미래를 위해 빠른 대처를 하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수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지역디지털혁신추진단장은 '지역 디지털 역량과 산업기반 조성'이라는 주제를 통해 “지역 인재들이 지역을 떠나 수도권에 몰리고 있고, 결국 투자도 수도권에만 이뤄지는 등 지역 디지털화 현주소가 열악한다”면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SW융합클러스터 등 지역 주력산업과 디지털 기술융합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천희 리더는 '지역특화 디지털혁신 전략'이라는 주제로 기업 관점에서 지자체 디지털 전환 필요성과 실증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지방도시는 지방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도시재생과 일자리 지원 등 각종 지원사업을 통해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가속화되는 침체 현상을 유지하는 것도 벅찬 상황”이라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산업군 유치와 혁신적인 창업생태계 조성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김 리더는 포스코그룹의 사례를 들어 “포스코는 포스텍과 포항산업과학기술원을 설립해 기초기술이 상용화 연구를 통해 가치를 발전시키고 산업 성장기술로 연결할 수 있는 산·학·연 협력체계를 완성했다”면서 “포스코그룹의 벤처플랫폼은 데이터 기반 기술 벤처기업과 협력해 지자체가 극복해야 하는 신성장 산업의 발굴과 스마트시티 기술을 통한 도시 문제 해결로 사람과 기업이 모이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포스코그룹은 소부장·IT·바이오를 3대 유망분야로 설정하고, 벤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각종 인프라를 조성했다”면서 “인프라를 통해 경북도와 지자체가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 벤처 혁신 스마트도시로 전환되도록 민간차원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리더는 포스코그룹의 벤처플랫폼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디지털 혁신 프로그램을 실증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하면서 “지자체는 디지털 전환을 통해 고질적인 도시 문제를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신속히 해결하고 혁신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창업, 육성, 사업화 지원, 고용유발, 경제발전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며 “그 해결의 방안은 도시 스마트화와 디지털 전환, 벤처 혁신 스마트시티 조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개회식에 참석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은 세계 기술패권경쟁, 코로나19, 저출산과 고령화, 양극화 심화 등 대내외적 변화와 위기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혁신과 변화를 견인하는 디지털 대전환 청사진을 구상 중”이라면서 “이번 포럼에서 디지털 선도 지자체로 도약하기 위한 다각적인 지역혁신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디지털 경제사회의 지속 가능성, 경쟁력 확보방안, 민·관의 대응방안에 관한 다양한 의제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포럼의 다양한 참여자들이 소통과 협의를 통해 지역 디지털 혁신의 역할을 공고히 해줄 것을 기대한다”면서 “경북은 디지털 정책 성과와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과정을 도민과 기업 등과 적극 공유하는 기회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포럼 이틀째인 21일에는 '디지털 지역혁신과 지역특화 데이터전략'이라는 주제로 라운드 테이블이 열린다. 김미량 성균관대 교수(데이터기반행정활성화위원회 위원장)를 좌장으로 유희숙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팀장, 김숙희 솔리데오시스템즈 대표, 김영광 오케스트로 대표, 박태욱 와이엠엑스 대표, 박성진 포스코홀딩스 전무, 이준호 플라스크 대표, 정원모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팀장이 참석해 경북지역 디지털 혁신 과제와 전략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벌인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