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자녀 아이폰 애플페이에 편법으로 등록하는 방식이 차단됐다. 금융 당국이 본인이 아닌 타인도 애플페이 등록이 이뤄지자 개선 조치에 나선 것이다.
타인의 휴대폰에 현대카드 앱을 설치해서 애플페이 등록을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금융 당국의 개선 조치에 따라 현대카드가 ARS인증을 없애면서 앱카드를 카드 소유자의 휴대폰 외에 설치할 수 없게 됐다.
20일 금융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앱카드 설치 때 '휴대폰 점유인증(MO인증)' 실패 시 사용자 편의를 위해 대체 인증 수단으로 사용하던 ARS인증을 없앴다.
현행 구조가 편법인증으로 앱카드를 설치하면 애플페이까지 등록할 수 있어 카드의 부정 사용 가능성이 있다는 금융당국 지침을 반영한 조치다.
MO인증은 본인확인 수단의 하나로, 이용자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일회성 내용을 수신한 뒤 이를 입력해서 휴대폰 소유자임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카드사는 앱카드가 단순 조회를 넘어 결제까지 가능한 지급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보안 수준을 높이기 위해 휴대폰에 앱카드를 설치할 때 MO인증을 필수로 요구한다. 현대카드도 앱카드를 설치할 때 MO인증을 사용하지만 두세 차례 실패하면 이용자 편의를 위해 대체 인증 수단으로 ARS인증을 제공해 왔다.
다만 ARS인증은 본인확인은 가능하지만 인증 대상과 단말기 동일 여부는 확인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일부 자녀 등 타인 휴대폰에 앱카드를 설치하기 위해서 편법으로 ARS인증을 하는 악용 사례가 발생했다.
이 방식은 애플페이 사용까지 가능했다. 애플페이 카드 등록은 현대카드 앱카드 정보를 불러오는 구조다. 편법인증으로 타인 명의의 앱카드를 설치할 경우 이를 가려낼 수단이 없다. 앱카드만 설치했다면 애플페이로 카드를 등록해서 결제하는 것까지 가능했다는 점이다.
현대카드는 ARS인증을 폐지하고, 이보다 앞서 편법인증으로 앱카드를 설치해서 애플페이에 등록한 경우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으로 파악해서 조치할 방침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금융 당국 지침에 따라 MO인증 실패 시 대체 수단으로 제공하던 ARS인증 방식을 최근 없앴다”면서 “FDS 모니터링을 통해 제3자의 애플페이 임의 등록 의심 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
박윤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