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대 로켓 스페이스X '스타십', 폭발 후 추락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발사 장면. 사진=스페이스X 트위터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발사 장면. 사진=스페이스X 트위터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우주발사체인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첫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스페이스X 최고 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다음 테스트를 위해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는 이날 오전 8시 33분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 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하지만 수직으로 솟아오른 스타십은 이륙한 뒤 약 4분 만에 비행 중 빙글빙글 돌다가 상공에서 폭발했다.

계획대로라면 3분가량 지났을 때 전체 2단 발사체의 아래 부분인 '슈퍼 헤비' 로켓이 분리되고 우주선 스타십이 궤도 비행을 시작했어야 했다.

이번 시험비행에선 우주비행사가 탑승하거나, 화물이 적재되지는 않았다.

비행 중 폭발한 스타십. 사진=스페이스X 영상 갈무리
비행 중 폭발한 스타십. 사진=스페이스X 영상 갈무리

스페이스X는 비행이 실패로 끝난 뒤 트위터에 "스타십이 단계적인 분리 전에 예정에 없던 빠른 해체를 경험했다"며 "데이터를 계속 검토해 다음 시험비행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스타십은 이날 폭발 전 약 32㎞ 고도까지 도달했다. 머스크는 시험비행 실패 후 트위터에 "스페이스X 팀의 흥미로운 시험비행 발사를 축하한다"며 "몇 달 뒤 있을 다음 테스트를 위해 많이 배웠다"고 썼다.

스타십은 일론 머스크의 인류 화성개척 계획 실현을 위한 항성 간 기본 운송수단이다. 스타십의 길이는 50m, 직경은 9m로 우주선 내부에 150t까지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를 싣고 발사된 1단 로켓 '슈퍼 헤비'(69m)는 역대 로켓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추진력이 1700만 파운드에 달해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 평가돼왔다.

스페이스X는 그동안 스타십과 슈퍼 헤비의 성능을 각각 시험해왔으며, 두 부분을 결합해 완전체로 비행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스타십은 여러 시제품으로 수직 이착륙 시험 비행과 고고도 시험 비행을 거쳤으나, 슈퍼 헤비는 이번이 첫 발사였다.

앞서 스페이스X는 지난 17일 스타십 발사를 시도했다가 발사 8분가량을 남겨두고 로켓 부스터의 가압 밸브가 동결되는 문제가 발생해 발사를 연기한 바 있다.

이날 스타십과 슈퍼 헤비의 분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스타십은 90분간 지구궤도를 비행한 뒤 하와이 인근 태평양에 입수, 먼저 분리돼 떨어진 슈퍼 헤비 로켓은 발사 장소와 가까운 멕시코만에서 회수될 계획이었다.

이날 발사가 이뤄진 보카 치카 해변 인근에는 스타십 발사를 보러 온 사람들 수천 명이 운집해 카운트다운을 함께했다. 이들은 로켓이 굉음과 거대한 불꽃, 연기구름을 뿜어내며 발사되는 장면에 환호했으나, 몇 분 만에 실패로 끝나자 아쉬워했다.

향후 스타십은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는 미국 항공우주국(이하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에 달 착륙선으로도 이용될 예정이어서 나사도 이날 스타십의 첫 시험비행 시도에 주목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날 트위터에 "스타십의 첫 합체 비행 테스트를 축하한다"고 격려했다.

그는 "큰 위험에는 큰 보상이 따르기 때문에 역사상 모든 위대한 업적은 어느 정도의 계산된 위험을 요구해왔다"며 "스페이스X의 다음 비행 테스트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