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디지털의 기초 체력 강화와 해외진출 촉진을 위한 '소프트웨어(SW) 진흥 전략'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SW 진흥 전략은 새로운 SW 분야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게 목적이다. 전략은 크게 '양성' '개편'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산업 및 인적 투자 확대에 따른 SW 산업 및 우수 인재 '양성'과 디지털 신기술 중심 구조 '개편'이 골자다. 개발자 중심 오픈소스 생태계 구축 방안도 포함했다. SW 파워 강화를 위한 실전 전략으로 평가된다.
◇투자 확대→인재 유입→SW 경쟁력 강화 '선순환'
정부가 21일 발표한 소프트웨어 진흥 전략은 △기초체력 강화 △산업 혁신 가속 △제도 개선 및 활용 문화 확산 3개 전략과 △인재 △기술 △생태계 △글로벌화 △서비스형 SW △제도 △문화 등 7개 과제로 구성됐다.
주안점을 둔 것은 SW 산업 및 인적 투자 강화다. 우수 인재를 유입시키고, SW 산업 및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이다. 단기로 인재 훈련 지원을 강화하고, 중기로 전공자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으로 SW·인공지능(AI) 온라인 개방형 교육 플랫폼을 마련한다. SW·AI 교육 중심 선도학교를 올해 1291개교에서 오는 2027년 1990개교까지 늘린다. 고급·전문 인재는 대학과 대학원을 중심으로 양성한다.
정부는 2027년까지 SW·AI 고급·전문 인재를 20만명 규모로 양성한다. SW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산업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SW·AI 전문 인력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인적 투자를 늘린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술 투자도 확대한다. 오는 2027년까지 SW 선도국 대비 기술 수준을 93%까지 높인다. 지난 2021년 90.9%과 비교하면 기술 격차를 맹추격한다는 의미다.
먼저 하드웨어(HW) 인지 SW 개발을 추진한다. HW 인지 SW는 HW 특성 및 제약사항 등을 고려해 SW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AI 반도체 저전력화, 경량화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 SW 개발을 추진한다. 모빌리티, 자율행동체 등 다양한 HW의 시스템 SW 개발 로드맵은 연내 마련한다. 전략 SW 개발과 함께 SW 안전 정밀진단도 확대한다.
남철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과장은 “AI, 클라우드, 데이터, 블록체인 등은 SW가 기초인 분야”라면서 “기초체력을 강화해 새로운 SW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SW 산업 구조 'SaaS 중심' 개편
정부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중심으로 SW 산업을 전면 개편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SaaS 비중은 40% 안팎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10% 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남철기 과장은 “SW는 구축형, 패키지형 중심에서 SaaS로 바뀌고 있다”면서 “추세에 맞춰 산업 구조개편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생성형 AI를 적용하는 혁신적 SaaS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한다. SaaS 기업과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CSP), 생성형 AI 모델 보유기업 등이 협력해 생성형 AI 활용 SaaS를 개발토록 돕는다.
공공용 SaaS 개발도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오는 2025년부터 도입되는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가 SaaS로 개발되도록 지원한다.
SaaS 직접 구매 제도도 도입한다. 공공사업 시 구축형 사업(SI)에서 SaaS를 분리해 직접 구매하는 제도다. 발주기관이 SaaS를 보다 쉽게 도입토록 길을 터주고, 비중을 높이려는 복안이다. 공공부문이 SaaS 도입을 확대하면 SaaS 생태계 강화와 국내 SW 업체 수혜로 이어진다. 다만 올해는 디지털서비스몰에 등록된 SaaS만 직접 구매 제도 대상이다. 향후 확대한다.
정부는 오는 2026년 국내 SaaS 기업 1만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출 주도 산업으로도 개편한다. 유망 기업에 대해 단계적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또 산업별 대표 기업과 SW 중소기업이 함께 맞춤형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에 진출하는 '전단형 수출'을 지원한다.
정부는 수출을 기반으로 매출 1000억원을 상회하는 SW 기업을 2021년 145개에서 오는 2027년 250개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오픈소스 혁신 생태계 구축
SW 진흥 전략의 한 축은 오픈소스 혁신 생태계 구축이다. 오픈소스는 무상 공개된 소스코드 또는 SW다. 누구나 수정·배포할 수 있어 독점 SW보다 유연하고 지속 가능하다. 오픈소스 사용자와 기여자가 존재할 때 활성화된다. 세계적으로 깃허브(GitHub) 같은 커뮤니티가 발달한 이유다.
정부는 국내 오픈소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운영 중인 공개SW 포털을 개선해 국내 개발자와 기업이 오픈소스 정보를 더욱 쉽게 공유하고, 협업하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또 오픈소스 활용 시 발생 가능한 저작권 문제를 사전 점검하는 라이선스 집중 지원을 확대한다.
남철기 과장은 “깃허브 같은 오픈소스 플랫폼이 잘 구축돼 있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이를 잘 활용하면 된다”면서 “정부는 개발자 간에 오픈소스 정보가 잘 공유되고, 라이선스 위반 문제 등이 불거지지 않는데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오픈소스 생태계 참여도를 지난해 52.9%에서 오는 2027년 7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SW는 디지털 신기술 혁신과 성장을 견인하는 기반으로, 기초체력이 중요하다”면서 “주요 정책을 꼼꼼히 챙겨 디지털 모범국으로서 대도약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