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유럽에서 구글 등 인터넷 '게이트키퍼'의 불공정 행위를 제한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이 시행됨에 따라 넷피아가 유럽에서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를 재개한다. 인터넷 상에서 빅테크와 중소기업도 동등하게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면서 넷피아가 비즈니스를 본격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메타,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억제하는 DMA가 유럽연합(EU) 27개국에서 5월 2일(한국시간) 시행된다.
DMA는 이른바 인터넷 게이트키퍼를 규제하는 내용이다. 구글과 같은 게이트키퍼가 제공하는 핵심 플랫폼 서비스의 이용 사업자와 최종 이용자를 위해 경합성 및 공정성을 보장하는 규칙을 마련, 시장이 적절하게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게이트키퍼가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 온라인 쇼핑, 온라인 광고 등 디지털 시장을 독·과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DMA는 독점 행위를 금지한다. 개인 정보를 타기팅 광고와 결합하는 것은 이용자에게 명확하게 동의를 구해야 한다. 빅테크 기업이 자사 제품을 더 높은 순위에 올리는 것도 금지된다. 법을 위반한 기업은 연간 글로벌 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하고, 위반 행위가 반복될 경우 그 비율은 20%로 늘어난다.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 기술을 보유한 넷피아는 DMA 시행에 맞춰 올해 하반기부터 EU 27개국에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론칭할 예정이다.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는 크롬 등 인터넷 브라우저 주소창에 자국어로 원하는 키워드를 치면 관련된 검색 결과가 아니라 해당 키워드에 등록된 주소로 곧장 이동되는 서비스다.
그동안 구글 등 브라우저 제공 기업들이 주소창에 특정 단어를 입력해도 검색창에 입력하는 것과 동일한 결과를 보여 주도록 해서 넷피아의 자국어 도메인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유럽 DMA 시행으로 구글 등 빅테크의 게이트키핑 행위가 금지되면서 이용자가 원한다면 주소창에 특정 키워드를 입력해서 자사 홈페이지·제품으로 곧장 연결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판정 넷피아 의장은 “DMA 시행으로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이 포털에 비싼 키워드 광고를 하지 않아도 고객이 자신들의 브랜드와 기업으로 찾아올 수 있는 길이 생길 것”이라면서 “기업뿐만 아니라 콘텐츠가 있는 크리에이터 등 모든 이가 자기 이름으로 사이버공간에서 직접 연결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