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앱) 내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카드사와 연동하려 했지만 카드사가 반려했습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A사 대표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 투명화와 결제 편의 향상에 다양한 걸림돌이 있다고 지적했다. A사는 부동산 중개 비용에 카드 결제를 도입하려 했다. 그러나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가 반려했다. 국민카드는 부동산 중개수수료 결제 심사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현대카드는 종목상 부동산 중개 업종 확인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A사 대표는 “이전까지 부동산 중개 수수료에 대해 결제를 받아 본 이력이 없으니 카드사 입장에서는 보수적으로 답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A사의 카드 결제 장벽 경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신한카드에 부동산 중개업의 카드 가맹점을 신청했지만 본사 심사 승인이 1개월 이상 걸렸다. 부동산 중개업의 카드 가맹점 신청이 처음이기 때문에 심사가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실제 부동산 중개 시장에서 중개 수수료에 대한 현금 영수증을 발급받거나 카드 결제를 통해 할부를 요청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다수 공인중개사는 현금 영수증을 발급할 줄 모른다고 하거나 발급 받을 경우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부동산 중개업자는 현금 영수증을 발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국세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부동산중개업은 현금 영수증 가맹 필수 업종이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직전 과세 기간의 수입금액(매출)이 2400만원 이상인 경우 가맹점 가입 의무 대상자다. 업종 기준에도 공인중개사업이 들어가 있다. 고객이 현금 영수증을 끊어 달라고 할 경우 이에 응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발급하지 않을 경우 조세범처벌법 제15조 1항에 따라 거래 수수료의 50%에 대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는 신용카드 결제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210조의 2에 따라 부동산 중개 및 대리업의 연 매출이 2400만원 이상인 경우 신용카드가맹점 가입 대상자이기 때문이다. 카드로 결제를 원할 경우 현금 거래자와 차별해서도 안 된다. 여신금융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 따르면 카드 가맹점이 카드 결제와 현금 결제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발생하는 중개 수수료는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많게는 몇천만원 이상이다. A사의 경우 중개 수수료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결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카드 결제 및 할부 도입까지 고려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자의 부담이 가벼워지면 부동산 중개시장 또한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갈 길은 멀다. 카드사부터 이전까지 카드 결제를 받아오지 않았다는 관행에 따라 결제 연동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개 시장은 거래량으로 따져봤을 때 연 2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투명화와 결제 편리성을 위해 카드사의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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