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체감온도 54도...아시아 덮친 '괴물폭염', "韓·日까지 영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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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곳곳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태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는 체감 온도 54도에 이르는 잔인한 '괴물 폭염'이 닥쳤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섭씨 40도가 넘는 지역이 등장, 폭염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기상국은 이달 평균 기온이 약 40도 수준이며, 지난 21일 방콕, 촌부리, 푸껫 등의 체감 온도는 54도에 달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국 대부분 지역 주민에게 "폭염을 피해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라"고 권고했다.

체감 온도 41~54도 수준에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열사병 위험이 있으며, 54도가 넘으면 열사병 위험이 매우 높다고 기상국은 설명했다.

앞서 15일에는 태국 북서부 딱주 기온이 45.4도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기온이 45도를 넘어섰다. 기상국은 최근 폭염이 저기압과 엘리뇨 현상, 4~5월 건기가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며 6월에는 더위에 이어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태국의 전력 소비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누차 부라빠차리스리 정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전력 사용량이 이전 기록인 3만2000㎿(메가와트)를 넘어선 3만9000㎿를 기록하는 등 전력 사용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최근 태국을 비롯해 라오스, 필리핀,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전역을 열파(heatwave)가 덮치고 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 온도는 42.7도, 미얀마 북서부 칼레와는 44도까지 오르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인도에서는 지난 17일 프라야그라지 지역 기온이 44.6도까지 치솟은 것을 포함해 곳곳에서 40도 넘는 폭염이 나타났다.

폭염은 중국도 강타했다. 기상 역사학자 막시밀리아노 에레라 박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중국 윈난 지역의 기온은 42.4도까지 올랐다. 에레라 박사는 "괴물 폭염 여파는 한국과 일본까지 퍼지고 있다"며 "봄철 30℃에 육박하는 비정상적인 기온을 경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서울 최고기온 28.4도까지 올라 4월 중순으로는 15년 만에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관측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온이었다. 경기 평택시와 충남 아산시의 경우 이날 최고기온이 30.5도와 30.2도로 30도를 넘었다. 대구는 지난 20일 29.4도까지 오르면서 사실상 6월 중순에 해당하는 더위가 찾아왔다.

유엔과 적십자사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열파는 앞으로 더 자주, 강력하고 치명적인 수준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아프리카, 남아시아 등지에서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