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3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도체 불황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1위 등극이 유력하다.
현대차는 25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열고 1분기 매출이 37조7787억원(자동차 30조6464억원, 금융 및 기타 7조1323억원), 영업이익 3조59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영업이익은 앞서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2조9117억원을 23.3% 웃도는 수치이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시장 전망을 넘는 깜짝 실적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와 기타 부품의 수급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다. 판매 대수 증가와 함께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우호적 환율 효과로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현대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102만1712대를 판매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출시한 7세대 그랜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네시스 라인업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견조한 판매를 보이며 25.6% 증가한 19만1047대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부품 수급 상황 개선에 따른 생산 증가와 아이오닉6 등에 따른 친환경차 판매 호조로 10.7% 늘어난 83만665대가 팔렸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24.7% 증가한 37조7787억원으로 차량 판매 확대와 함께 환율 효과가 호실적 배경이 됐다.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5.9% 상승한 1276원을 기록했다. 매출 원가율은 작년 동기 대비 1.3%포인트(P) 낮아진 79.6%를 나타냈다. 부품 수급 상황 개선으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우호적 환율 영향으로 개선됐다. 판매 관리비는 신차 마케팅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늘었으나,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1.8%P 낮아진 10.9%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조592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6.3% 증가했다. 역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현대차는 2개 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2013년 3분기(9.7%) 이후 최고치인 9.5%를 기록했다.
이날 현대차는 적극적이고 투명한 주주환원 정책 확립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목표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신규 배당 정책 수립 및 분기 배당 실시 발표, 단계적 자사주 소각 계획이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의 주요 골자다.
현대차는 올해 전망에 대해 가동률 개선에 따른 생산 확대, 2분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실적 양호를 기대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 인상 등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 개선과 주요 시장 재고 수준은 여전히 낮아 향후 견조한 대기수요를 바탕으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생산과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