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 1위 이차전지 기업 에코프로가 대기업집단에 새로 지정됐다. 포스코그룹은 롯데그룹을 제치고 재계 5위로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76개에서 올해 82개로 늘어난 '2023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올해는 LX,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 등 8곳이 대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일진은 제외됐다.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는 2886개에서 3076개로 190개 늘었다. 이 가운데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48곳으로 지난해보다 1개 늘었다. LX는 지난해 6월 LG에서 친족분리된 후 올해 상출집단에 곧바로 진입했고, 장금상선·쿠팡도 이름을 올렸다. 교보생명보험과 두나무는 상출집단 지정에서 제외됐다.
올해는 전기차 등 신산업 성장에 따라 관련 공시대상기업집단 수가 증가했다.
전기차 이차전지 소재기업 에코프로는 6조9400억원으로 자산 순위 62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자산 증가 규모는 2조5800원으로 신규 지정집단 가운데 최대다.
2007년 코스닥에 상장한 에코프로는 현재 코스닥 시총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말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밀어내고 시총 1위 대장주에 올랐다. 대기환경 개선 솔루션 자회사 에코프로에이치엔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79.5% 급증했다. 전기차로 인해 이차전지 시장이 폭풍 성장하고 있고, 양극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에코프로 3사 모두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장 성장, 해운운임 상승 등에 따라 해운·e커머스 업종의 자산총액 기준 순위도 상승했다. 자산총액 1조1273억원인 LX(반도체·물류·상사)가 44위로 신규 진입했다. 자산총액 1조2487억원인 장금상선(해운)은 지난해 50위에서 올해 36위, 1조1107억원인 쿠팡(e커머스)은 53위에서 45위로 각각 뛰어올랐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등 평가금액 감소, 가상자산 시장 위축에 따라 보험·가상자산 업종은 순위가 하향됐다. 교보생명보험은 자산이 1조3817억원에서 8949억원으로 하락하며 자산 순위도 32위에서 53위로 내려앉았다. 두나무는 자산이 1조822억원에서 7392억원으로 하락하며 자산 순위도 44위에서 61위로 내려갔다.
상위 5개사는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순이다. 뒤를 이어 롯데, 한화, 지에스, HD현대, 농협이 차례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재계 5위는 포스코가 롯데 자산총액을 넘어서며 새로 진입했다. 포스코는 자산총액이 지난해 96조3000억원에서 올해 132조1000억원으로 급증한 반면에 롯데는 지난해 121조6000억원(5위)에서 올해 129조7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며 5위권 밖으로 밀렸다.
공정위가 올해 처음으로 기업집단 측에 지정자료 제출요청을 통해 동일인, 배우자, 동일인 2세의 국적 현황을 공식적으로 파악한 결과, OCI의 동일인이 미국인인 사실이 확인됐다. 그 외에도 배우자가 외국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7개, 동일인 2세가 외국국적 또는 이중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16개(3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한국계 외국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 등장과 외국 국적의 동일인 2세 등이 다수 존재하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의 통상 마찰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충분히 협의하여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