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 순이익이 30% 가까이 줄었지만 연구개발(R&D) 투자는 14% 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복합 위기 속 해법 모색과 미래 성장사업 투자 필요성이 영향을 미쳤다. 넷마블, 네이버 등 IT전기전자 업종이 R&D 투자를 주도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최근 3년 연속 사업보고서로 R&D 활동을 공시한 231개 기업(금융사 제외) 연구개발비 및 실적을 비교한 결과, 지난해 R&D 투자액을 늘린 곳은 173개(74.9%)로 나타났다.
분석 기업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68조4115억원으로 전년보다 14%(8조4042억원) 늘었다. 해당 기간 영업이익은 123조6785억원, 순이익은 106조1575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 대비 25.4%(42조1066억원), 27.1%(39조3782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R&D 투자액 상위 10개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기아 △네이버 △LG화학 △현대모비스 △삼성SDI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연구개발비로 총 47조8447억원을 투자해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약 7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 24조9292억원을 투자,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36.4%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6% 감소했지만 R&D 투자액은 오히려 10.3% 늘렸다.
SK하이닉스도 전년보다 21.3% 확대된 4조9053억원, LG전자 4조370억원(12.0%↑), 현대자동차 3조3406억원(7.8%↑), LG디스플레이 2조4316억원(14.3%↑), 기아 2조1630억원(15.6%↑), 네이버 1조8091억원(9.3%↑), LG화학 1조7800억원(28.0%↑), 현대모비스 1조3727억원(17.4%↑), 삼성SDI 1조764억원(22.6%↑)을 R&D에 투자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이 컸던 기업은 △넷마블(32.1%) △네이버(22%) △크래프톤(21.8%) △엔씨소프트(18.4%) △셀트리온(18.1%) 등으로 나타났다. 주로 서비스·게임, 제약·바이오 등 고성장 산업 기업이 차지했다.
이 중 네이버와 넷마블은 3년 연속 매출 대비 R&D 투자액 비중이 20%를 넘겼다. 특히 넷마블은 전년보다 연구개발비를 50% 이상 늘리며 매출 3분의 1을 R&D에 투자했다. 카카오는 R&D 투자액을 2021년 7645억원에서 지난해 33.6% 늘리면서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40조8008억원) △자동차·부품(8조9542억원) △서비스(5조3145억원) △석유화학(3조8285억원) △조선·기계·설비(2조5542억원) 등으로 R&D 투자액이 높게 나타났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